무더운 날씨가 여름 초입부터 지치게 한다. 보양식 대표 주자인 추어탕.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기에 그만이다. 특히 삼계탕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민감한 여성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추어탕은 크게 남원식, 원주식, 서울식으로 나뉜다. 흔히 아는 미꾸라지를 갈아 구수하고 걸쭉한 추어탕이 남원식이다. 반면 원주와 서울식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사용한다. 특히 원주식은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간을 하고 수제비를 떠 넣거나 강원도 답게 감자가 들어가기도 한다.
순국내산 미꾸라지로 끓여 고소한 맛이 일품
전라도 음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각을 사로잡듯 추어탕도 남원식이 전국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추오정은 ‘정통 남원식’ 스타일을 선보이는 추어탕 맛집이다. 인기 비결은 바로 미꾸라지에 있다.
시중에서 파는 상당수 추어탕이 값싼 중국산을 쓴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반면 추오정은 전남 영광 법성포에 있는 전용 양식장에서 키운 토종 미꾸라지만 가져다 쓴다. ‘2011년 수산신지식인’으로 선정된 김원칠씨가 운영하는 양식장이다. 중국산 치어를 수입해 쓰는 다른 양식장과 달리 이곳은 자체적으로 미꾸라지 치어 생산에 성공, 100% 순국내산을 선보인다.
“질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에 국물 맛이 진하고 고소합니다. 미꾸라지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 어린이와 여성들도 잘 드십니다.” 김재완 추오정대표의 설명이다. 법성포에서 공수해온 생물 미꾸라지는 압력솥에 푹 찐 뒤 곱게 간다. 여기에 사골을 고아 우려낸 육수를 붓고 들깨 가루 등 갖은 양념을 넣고 진하게 팔팔 끓인다. 추어탕은 김 대표가 직접 주방에서 정성껏 끓여 손님상에 올리고 있다.
영양 만점 해남산 무시래기의 부드러운 식감
특히 이곳의 추어탕은 배추우거지가 아닌 무시래기만 넣는다. 무시래기에는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등 각종 영양가가 많이 들어있다. “무시래기는 배추우거지에 비해 원가가 2배 비싸지만 영양가는 10배 이상입니다. 해남 농가에서 재배한 질 좋은 시래기만 엄선해 쓰기 때문에 연하고 구수한 맛이 납니다.” 김 대표가 자신 있게 소개한다.
추어탕과 함께 나오는 김치, 깍두기는 주방에서 그때그때 담기 때문에 한결 맛깔스럽다. 청양고추, 다진 마늘, 산초가루를 식성대로 추어탕에 넣어 먹어도 좋다. 찾는 손님이 많아 추어탕 포장판매도 하고 있다. “수험생 아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가끔씩 들러요. 요즘처럼 더울 때 진한 추어탕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 몸 보신용으로 그만이죠.” 손님 박혜원씨의 설명이다.
제주도산 게로 담근 감칠맛 나는 간장게장
이곳의 또 다른 대표 메뉴는 간장게장. 제주도에서 매일 공수해온 신선한 황게에 양파, 무, 마늘 등 각종 재료를 넣어 다린 간장 소스를 부어 하룻밤 냉장고에 숙성시킨다. 짭조름하면서 감칠맛 나는 간장과 부드러운 게의 속살의 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간장 소스에 어떤 재료를 넣는지 넌지시 묻자 “한약재 등 17가지 재료가 들어가요. 갖가지 재료를 얼마큼 섞는지가 간장소스의 키포인트지요. 많은 연구 끝에 환상적인 배합 비율을 찾았어요. 우리 집만의 비법이지요.” 라며 식당 매니저가 웃으며 답한다. 추오정 게장정식을 주문하면 게장에 추어탕, 샐러드, 오리보쌈, 미꾸리 튀김까지 푸짐하게 한상 나온다.
유황오리 밀쌈세트도 먹음직스럽다. 오리고기는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고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가 풍부해 몸에 좋은 건강식이다. 특히 부추와 함께 먹으면 음식 궁합이 잘 맞는다. 충북 진천 농장에서 가져온 국산 훈제오리를 수증기에 쪄 상에 올린다. 오리고기, 생부추를 싸먹는 밀쌈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 노란빛깔이 고운 밀쌈은 견과류 등 20가지 재료를 넣고 반죽을 해 부쳐낸다.
보양식 음식점답게 약재를 넣어 달인 차를 손님들에게 서비스한다. 목재를 사용해 내추럴하게 꾸민 실내 인테리어가 깔끔하며 가족 단위 단체손님을 위한 룸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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