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나의 꿈을 찾아서 - 정민환(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1학년)

지역내일 2012-06-24 (수정 2012-06-24 오후 10:19:37)


불치병 치료위한 신약물질 개발하고 싶어요





화학, 생명과학, 화학생명공학, 의약바이오 등은 21세기 가장 유망한 학문분야로 꼽힌다. 그중에서 특히 화학생명공학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이 결합한 융합학문으로 최근 의대 못지않게 주목받는 분야다. 대학마다 화생공학과가 최상위학과로 떠오르는 이유다. 암이나 에이즈 같은 불치병을 정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꿈인 서울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1학년 정민환 씨. 고등학교때부터 꿈꿔왔던 공부를 할 수 있는 요즘이 정말 행복하다는 민환 씨의 꿈과 공부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위암말기 외할아버지 임종보며 신약물질 개발 절실히 느껴
IT혁명을 이뤄낸 스티브잡스가 세상과 안타까운 이별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췌장암 때문. 인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든 세계 최고의 IT 혁명가인 그도 이겨내지 못한 것이 바로 암이다. 이처럼 인간생명연장의 꿈은 아직 멀기만 하다. 
"고2때 외할아버지께서 위암 말기 진단을 받으셨어요. 워낙 늦게 발견해서 병원에서는 항암제 투여 외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가족들은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보면서 너무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의학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암도 정복하지 못하는 현실을 외할아버지의 임종을 보면서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민환 씨다. 그가 불치병을 치료하는 신약물질을 개발하겠다는 꿈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부터다.
"질병 앞에서 인간은 분명 무력한 존재일 수밖에 없지만 과학이라면 이것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과학뿐이라고 저는 믿고 있었거든요. 물리, 화학, 생물 등 어려서부터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과학이었고 수많은 과학책을 보면서 그런 가능성을 보아왔기 때문이죠. 그렇게 찾아낸 분야가 화학생명공학이에요."




눈에 띄는 공신아니지만 학원 도움 없이 혼자 공부하는 노력파 
하지만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 공학계열에서도 인기학과인 만큼 합격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 민환 씨의 설명이다. 내신 1등급 대는 물론 모의고사 성적도 백분위 99%는 되어도 안심할 수 없는 게 서울대 화생공학부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낙생고에서 저는 누구나 알 만큼 ''공신''은 아니었어요. 내신도 평균 1.9등급이니까 10%이내 상위권 정도 되겠네요. 수능성적도 언어와 수리, 물리 1등급, 외국어 3등급, 생물Ⅰ 2등급으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성적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소위 스펙이 좋은 것도 아니었구요. 서울대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공부한다는 AP,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등도 전혀 하지 않았답니다."
정시전형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민환 씨의 경쟁력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초등학교때부터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밴 덕분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민환 씨다.
"정말 간절히 가고 싶었던 대학과 학과였지만 솔직히 끝까지 자신은 없었어요. 아시다시피 제 성적이 누구나 확신하는 서울대 성적은 아니지 않나요? 하핫. 모르긴 해도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논술을 위해 고3 여름방학때부터 몇 개월을 학원에 다녔지만, 그동안 혼자 힘들게 해왔던 공부가 논술시험에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고3 수험생과 똑같이 공부하는 서울대생들, 늘 학문적 자극받아   
엊그제 기말고사를 끝내고 한 학기를 마무리한 그에게 서울대생의 생활을 물었다. 자랑스럽다기보다는 자신이 너무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란 걸 매일 느끼면서 보낸 한 학기였다고 그는 대답했다.
"후배들에게는 서울대생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외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랬구요. 하지만 친구들 대부분 여전히 공부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입시를 앞둔 수험생 생활과 비슷해요. 우수한 학생들이 워낙 많다보니 종종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구요. 특히 과고 출신 친구들은 물리나 수학을 월등하게 잘하더군요. 처음에는 이들에게 벽을 느끼는 순간도 많았어요."
이처럼 주변으로부터 늘 자극을 받다보니 자연스럽게 공부에 빠지게 된다고. 한 학기가 끝나고나니 이제 조금씩 학교생활에도 익숙해졌고 공부방향도 보이게 되었다고 민환 씨는 말한다.
분초를 다투며 공부하고 전략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입시지만 매사에 조급해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즐겁게 공부해야 비로소 자신의 것으로 차곡차곡 쌓이게 되고 좋은 전략도 세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공부가 즐겁다고 하면 후배들에게 욕먹겠죠. 사실 저도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잖아요. 고등학교시기를 내 인생을 만들어갈 가장 중요한 몇 년이라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나눔과 배려 실천하는 가슴 따뜻한 인재로 성장하고파 
우리나라에서 수험생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을 절대 알 수 없는 두려움, 불안, 좌절...이를 너무도 잘 알기에 민환 씨는 요즘 후배들을 위한 멘토링 봉사를 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오히려 자신이 ''나누는 즐거움''을 얻고 있다고 말하는 민환 씨다.
"제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나누고 싶어요. 모든 것이 완벽한 친구보다는 저처럼 소박한(?) 서울대생이 더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을 믿고 옳다고 생각한 것을 끝까지 밀고나가라고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특히 정시전형은 이것 저것 너무 많이 하려고 하기보다는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에 맞게 필요한 공부를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입니다."
신약물질을 개발하려면 대학교수가 되거나 연구원이 될 수도 있다. 또 벤처기업을 차릴 수도 있겠다. 민환 씨는 아직 구체적인 미래의 직업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직 1학년에 불과한 학생인 만큼 열정적으로 학문에 매진한 연후에 생각해보겠다고.
"영어도 더 공부해야 하고 전공 공부도 더 깊이 하다보면 제 앞에 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겠죠. 화학생명공학은 의학, 의학, 생명공학, 화학, 등 다방면의 학문과 연계되어 있는 학문이니까 공부하다보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 같아요. 암, 에이즈 같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이 많은 만큼 화학생명공학이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물론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이 분야의 인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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