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운불련 이재국 회장
불가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다.
어떠한 형태든지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라는 뜻이지만 바쁜 현대 사회에서 대인관계의 ‘인연’이란 그다지 소중함을 느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십 명 손님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운불련 회원들이다. 운불련은 개인택시 기사들 중 불교도들의 모임이다.
대전운불련은 올해로 24주년을 맞았다. 처음 40여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50여명으로 회원수가 늘었다. 대전에서 최초로 ‘콜택시’ 시스템을 도입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운불련 회원들은 운전석 뒤편에 모금함을 비치해 승객들에게 성금을 받아 장학금과 독거노인을 돕는다. 택시 기사의 친절함에 큰돈을 선뜻 넣어 준 노신사도 있고 무거운 짐을 승강기까지 옮겨 준 아주머니의 성금도 모금함 속으로 들어갔다. 말하자면 기사의 봉사료인 셈이다.
이렇게 작은 돈을 모아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자혜원을 방문한다. 일 년에 한 번 보문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독거노인과 함께 효도관광도 떠난다. 운불련 회원들은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에 남다른 애착과 사랑을 가지고 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남에게 보시한 만큼 나에게 돌아온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며 일하고 봉사합니다. 그러면 손님이 단골로 남습니다. 10년 째 단골인 분도 있습니다. 인연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한 선물입니다.”
대전운불련 이재국 회장의 말이다. 그러나 기금함도 불경기의 영향 때문인지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요즘엔 사비를 털어 봉사기금을 낼 때가 많다. 그래도 회원들은 봉사를 멈출 생각이 없다.
지난 19일 봉축행사엔 차량 40여 대와 회원 100명이 참가해 남다른 불심을 보였다. 연등회가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후 첫 연등행사라서 회원들은 더욱 감회가 깊다. ‘달리는 법당 거리의 포교사’라는 이들의 슬로건처럼 불자로서 제 몫을 했다는 자긍심 때문이다.
매달 절륜사에 모여 법회를 보고 아침마다 108배를 하며 마음의 정진을 다지는 운불련의 회원들은 앞으로 어려운 이웃의 발이 되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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