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에 집중해야만 하는 뼈저린 진실
“정시는 6~7년 뒤 폐지됩니다.” 필자가 2년 전 이 말을 입시계에서 처음 꺼냈을 때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 “그런 얘기를 왜 공개적으로 하는 거요.”, “강사 생활 몇 년 차요!” 이것은 입시업계에서는 분명 공개되면 안 되는 얘기였다. 정확히 얘기하면 ‘수능 사업’이 중심인 대형 입시업체들에게는 절대 공개되면 안 되는 얘기였다. 그러나 진실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서울대는 작년 12월 2013학년도 입시부터 예체능계열학과의 정시 선발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서울대의 수시 선발 비중은 80%이다. 그 밖의 주요 대학들은 70%이다. 정시를 폐지하고 수시에서 100%의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은 이미 90년대 수능도입 때부터 예정된 국가의 장기 플랜이다. 서울대는 올해부터 예정된 플랜의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주요 대학은 왜 수시로만 뽑고 싶어하는가
그렇다면 수능은 어떻게 되는가? 수능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0.1점의 경쟁을 벌이는 정시처럼 수능 점수 합산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는 약 5년 뒤 분명히 사라진다. 수능은 현재 논술전형에서처럼 자격기준으로 활용되게 된다. 그럼 자격기준은 무엇인가? 수능 점수의 높고 낮음이 합격, 불합격의 자격만을 가리고 입학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수시 논술도 수능이다”라는 말의 불편한 진실
“수시 논술전형을 예로 들면요 111 맞아서 우선선발에 들면 쉽게 합격하는 거고요, 222 맞아서 일반선발로 내려가면 수백대 1의 경쟁률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시도 결국 수능이라는 말…
우리는 이 말을 7~8년째 듣고 있다. 그런데 팩트가 틀렸다. 111로 상위권대 우선 선발에 들어도 경쟁률은 7~8대 1씩이나 된다. 상위권 학생들은 논술실력도 상위권이다. 전교 1~8등이 경쟁해서 1명 살아남는다고 생각해보라. 논술 준비 게을리 해선 어림도 없다. 222 맞아 일반선발이 됐을 경우에는 경쟁률이 수백대 1이 아니라 25~35대 1정도이다. 삼성전자 신입사원 선발 경쟁률이 700대1인걸 생각하면 로또 수준이니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안될 말이다.
진짜 놀라운 진실, 언수외 222 맞으면…
현재 고3 수험생들이 절실하게 알아야 될 불편한 진실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정시 커트라인이 상상외로 높다는 사실이다. 언수외 전 영역 1등급을 맞는 학생이 얼마나 될 것이라 보는가? 많은 컨설팅 업체들이 1%밖에 안 된다고 말하곤 한다. 그것이 맞는가? 아니다. 언어 1등급 학생이 수학, 영어도 잘한다는 상식을 생각해보라. 대학 입학처들의 집계에 의하면 언수외 111 맞는 학생들은 매해 대략 2%가 발생한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63만 8천명 안팎이 될 것이다. 그 중 2%면 1만 2,500명 가량이다. 서울소재 대학을 봤을 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이화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숭실대, 국민대(이상 17개 대학)의 정시수능중심전형 선발인원은 1만 2,455명이다. 이론적으로 숭실대, 국민대 정도를 가려면 111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런가? 실제로 필자는 지난해 111 맞고서 숭실대를 가는 학생을 2명 봤다. 111이면 상위권대를 간다는 듯이 말하는 ‘수능 사업’ 업체들은 바로 이러한 중요한 진실을 알리려 하지 않는다.
언수외 111로 갈 수 있는 학교는?
''ㅈㅈ(정시 지옥)만 바라보단 ㅈㅈ(게임 포기)친다''는 말을 전한다. 앞으로는 더 문제다. 정시 선발인원은 절대 늘어나지 않는다. 111로 갈 수 있는 학교는 더 줄어든다. 세상은 변화하고 입시도 변했다. 대학들은 누차 말해왔다. “수능 222 또는 343정도까지만 맞고 나머지는 시간은 논술과 구술에 투자하십시오.” 그것이 상위권 대학, In서울권을 가는 정답이다. 지금과 같이 모든 학생들이 111 또는 222를 목표로 설정한다면 대다수 학생들은 지치게 되고 결국 재수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수험생들이여, 진실을 대면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을 잘 갈 수 있다.
김참섭 논술팀장
現최용훈국어논술학원대치/송파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