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40. 송천동)씨는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장밋빛 아파트 분양계획을 세우고 집을 내놓았다. 아이들도 크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지어진 지 10년이 넘어 이참에 아예 새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문제는 집이 팔리지 않고 있다. 8개월 넘게 집을 내놓았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조차 없다. 김씨는 “집이 언제 팔릴 지 난감하다”며 “프리미엄까지 주고 산 분양권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주시는 신규 아파트 분양 물권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를 팔고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2014년까지 1만1000세대 신규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난감한 건 매수 자체가 없어 선뜻 이사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이다. 과연 기존 아파트를 놓고 따져볼 때 새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을까?
지금 부동산 시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뿐 아니라 전주 역시 거래가 실종된 상태다. 그나마 올 2월까지 거래되던 매물도 지금을 뚝 끊긴 상황. 전주지역은 지난해 부동산가격이 급상승했다. 최근 5~6년간 아파트 공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지난해 건설사들이 앞 다투어 아파트를 분양하기 시작했고, 오는 2014년까지 1만 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 최영철 지부장은 “매수시기를 저울질 하던 매수자들이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면서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지금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로 들어서 당분간 하락세는 계속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하락세는 60㎡형 소형 아파트 경우 하락 폭이 적은 편이다. 그동안 소형대 아파트 수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사들은 85㎡형 중형 아파트를 신규 분양하면서 기존 아파트 85㎡형 가격의 하락폭을 부추겼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주지역은 85㎡형 아파트가 4000~5000세대가 부족한 걸로 보고 있다. 하지만 2014년까지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사태가 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사계획 어떻게 세워야 하나
집이 팔리지 않으면 새 아파트 분양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숙(42?효자동)씨는 “입주 때까지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다면 전세를 주고 이사하기에는 경제적 무리가 따른다”며 “일단은 집과 분양권을 모두 내놓고 어느 것이든 팔리는 데로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사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 매도자도 마냥 집값을 내리지 않고, 매수자 역시 선뜻 매수를 하지 않고 있어 서로 이사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은 가격싸움이다.
최 지부장은 “현재 부동산 흐름을 봐서는 어떤 이사계획을 세우기도 조심스럽다”며 “전주는 아직까지 급매물 위주로 거래 되고 있는 만큼 매도자들 판단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지역은 급매물마저 거래되지 않고 있지만 그나마 전주지역은 급매물 위주로 매매가 성사되고 있다. 이사계획을 세웠다면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낮은 급매물로 내놓을수록 팔릴 여지는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사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은 요즘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집이 언제 팔릴 지, 얼마나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사타이밍을 잡기 못하고 있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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