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텃밭 작죠? 이 작은 땅이 우리식구 1년 먹을 채소를 다 만들어줘요.”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서 살았다는 조정기(53 아산 송악면)씨는 마당 한 켠에 심은 각가지 채소들을 설명하며 만족스럽게 말했다.
조씨 부부의 나무집은 그들 머릿속 생각을 고스란히 투영했다. 그들은 막연히 알고만 있던 나무집의 장점과 전원생활의 여유를 현실에서 만끽하며 살고 있다. 문을 열면 보이는 앞산은 정원, 들판은 마당이다. 수시로 듣는 새소리와 쑥쑥 자라는 채소들은 전원에서 사는 소박한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조씨 부부는 흙 밟고 살고 싶은 일념만으로 나무집짓기를 쉽게 결정했다. 그러나 후회는 없었다. 조씨가 말했다. “나는 집을 재밌게 지었다.”
* 조정기씨의 나무집 앞에서 모두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흥 팀장 부인과 김동흥 팀장, 조정기씨, 최미숙씨, 강산택 대표 부인과 강산택 대표, 두 어린이는 김동흥 팀장의 딸들.
거품 없는 집짓기 가능하다! =
집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겐 땅보다도 어떤 집을 지을지가 더 고민이다. 그러한 고민 거의 없이 조씨는 나무집을 선택한 순간 만족스러운 집짓기를 경험했다. 집짓기 설계 컨설팅부터 건축, 마감까지 집에 대한 모든 것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밝히는 나무집 사랑 모임(이하 나사모)을 통해 해결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집을 짓는 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자신의 집을 맡은 나사모 김동흥 팀장(39)과 모든 걸 의논했다. 김 팀장은 전문가 입장에서 조씨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그가 원하는 집을 구현해냈다.
조씨는 “자연친화적이고 저비용 고효율로 집을 짓고 싶었다. 내 생각에 가장 가깝게 집을 지을 수 있게 건축주가 마음 놓고 공정에 참여하며 자재도 내가 직접 확인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인 나사모 도움이 컸다”며 “일한 만큼 받아가고 집을 제대로 지어주더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도급을 받아 하는 것보다 건축주와 직접 의견을 주고받으니 집에 대한 이해가 훨씬 빠르고 금전관계도 깨끗하다”고 설명했다.
나사모 강산택(55) 대표는 “누구라도 볼 수 있게 건축실비용을 카페에 오픈시켜 놨다”며 “건설, 건축은 소비자가 모르고 속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또한 목수들은 제 때 수금이 되지 않아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이러한 양 측의 폐단을 없애고 건축주와 목수가 중간 유통 없이 직거래로 집을 짓게 연결해주는 곳이 나사모”라고 설명했다.
집이 완성되자 조씨 부인 최미숙(48)씨는 6년 넘게 DIY가구를 만들어 본 솜씨로 새로 지은 나무집 안 곳곳에 그의 손재간이 담긴 가구들을 배치했다.
* 조정기씨 나무집을 지을 당시 김동흥 팀장이 카페에 올린 사진.
나무집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만족시키는 친환경 주택 =
나무집은 증 개축이 쉬워 추가비용도 적다. 콘크리트 집은 오래되면 붕괴시키지만 나무집은 뜯어내서 다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나무집은 짓고 나서 곧바로 들어가 살 수 있다. 콘크리트 집처럼 베이크아웃(환기를 통해 오염물질을 배출시키는 것)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 불에 타도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건축비용은 비교적 적게 든다.
강 대표는 “선진국에선 증 개축을 통해 오래된 나무집일수록 더 비싸며 90% 이상 선택할 정도로 선호하는 건축방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무집은 사람이 가장 자연친화적으로 사는 집이다. 썩으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나무집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기 때문”이라며 “나무집짓기는 내 작품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나무집 지은 것을 무척 흡족해했다. “처음엔 지붕에 눈이 안 녹아서 깜짝 놀랐다. 알고 봤더니 단열이 잘 돼 집안 온기가 빠져나가지 않아 눈이 그대로 있던 거”라며 “내 생각을 그대로 실현한 집”이라고 말했다.
외형상 같아보여도 나무집은 지붕 용마루와 서까래 사이에 가는 틈이 있어야 진짜 목조주택이다. 건물전체가 마치 진공보온병처럼 이중 벽체로 되어 있다. 공기층이 순환할 수 있도록 지붕까지 이어져 있어 틈이 보인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이유가 여기에 숨어있다.
자신이 지은 나무집에서 사는 조씨 부부는 누가 봐도 행복해보였다. 전원생활의 넉넉함을 나누듯 그들은 돌아가는 방문객의 손마다 밭에서 금방 따낸 야채를 가득 안겨 보냈다.
카페: 나무집사랑모임 www.cafe.daum.net
문의: 050-2331-0331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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