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보성고 3학년 박진일

과학발명에서 내 길을 찾다

지역내일 2012-05-23

“왜?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콘센트, 빈 박스처럼 일상 생활의 소소한 소품도 꼼꼼히 따져보며 아이디어 헌팅을 합니다.” 박진일 군의 활기찬 얼굴에서는 고3생의 그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의 비타민제는 보성고 발명영재반.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 서울시과학전람회 등 국내 내로라하는 발명대회에서 상을 휩쓸었고 얼마 전에는 서울시민상도 수상했다. 본인이 좋아하고 적성에도 딱 맞는 분야를 빨리 찾아 ‘깊고 넓게’ 판 덕분에 잘한다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는 박군에게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발명 인생 물꼬 터준 선생님과의 인연
- 발명에 꽂힌 계기는?
 “나는 원래 문과 지망생이었어요. 그러다 발명에 매료돼 이과로 진로를 수정했지요. 덕분에 수학공부에 애를 먹기는 했지만요.(웃음) 중2 때 학교에서 차출돼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때 우연히 보성고 발명반의 정호근 선생님과 처음 만났지요.  팀 프로젝트 진행할 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셨죠. 그때까지만 해도 ‘멋진 선생님이네’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우리 팀은 실수를 해서 대회 입상권에 들지도 못했고 그 뒤에도 발명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죠. 그 당시 내 꿈은 경영학도였어요.
 그러다 보성고에 입학했는데 발명반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더군요. 중학시절 정 선생님과의 인연과 대회 출전했던 경험 떠올리며 동아리에 가입했어요. 그러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어요.”

끈기에서 길러진 창의력
- 최고의 가르침은?
 “끈기를 배우고 꿈을 찾은 점이요. 창의력올림피아드 대회를 준비할 때 발사나무로 수평을 맞춰 20cm 높이의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쇠로 만든 무거운 바벨을 최대한 많이 차곡차곡 쌓아요. 보통 구조물 하나 만들려면 3~4시간이 걸려요. 논문 대회 출품을 위해 100여개 이상의 구조물을 만들어 각각의 미세한 차이를 기록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요.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내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길러지죠. 전시회에 나가면 다른 학생들의 발명품을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영감을 많이 얻죠.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내 진로와 꿈이 명쾌해 졌어요.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열린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면서 느낀 점이 많아요. 중국 학생들의 팀워크와 집중력이 놀라웠죠. 미국을 비롯한 각국 학생들을 폭넓게 만나면서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내 시야기 확 넓어졌습니다. 교과서에서 결코 배우지 못할 인생의 자양분이죠. 또 각종 대회를 준비하면서 팀워크가 다져져요. 대학생이 된 선배들까지 일부러 우리를 찾아와 노하우를 전수하고 코칭해 주죠. 우리 역시 1,2학년 후배들을 그렇게 지도하고요. ‘집단 지성’의 힘을 절절하게 깨달았습니다.
 발명반 정호근 선생님의 지도법도 독특해요. 큰 방향만 짚어줄 뿐 모든 과정은 우리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유도하세요. 고민고민하며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말씀드리면 ‘좋네. 한번 해봐’라고 늘 말씀하시죠. 창의력은 자꾸 해봐야 생긴다는 게 선생님의 지론이세요.”
- 기억에 남는 발명품은?
“폐 종이박스로 어린이용 수학 교구를 고안했어요. 박스로 만든 자동차 전개도를 조립하면서 대칭점, 대칭축, 합동 같은 수학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학습 교구입니다.”
- 국내에선 드물게 ‘융합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ematics) 즉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여기에 예술까지 결합한 통섭교육을 받았어요. 미국에서는 활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이고 보성고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했어요. STEAM을 활용한 팀별 과제를 전국 각지에서 온 50여분의 선생님 앞에서 PT발표를 한 경험이 기억에 남네요. 사실 창의력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과학 지식과 발명 기술에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식 표현 기법까지 총 동원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융합 훈련은 그전부터 꾸준히 받아왔어요. 또 그간 쌓은 노하우로 방이초 발명반 어린이들을 직접 가르쳐보기도 했지요.”

산업공학으로 길을 정하다
- 고 3인데 구체적인 진로는?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싶어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죠. 발명품을 만들 때마다 늘 경제성을 고민해요. 아무리 좋은 발명품이라도 실용화 단계에서 생산 단가가 높으면 경제성이 떨어지니까요. 인간공학, 감성공학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동안 발명반의 재미에 빠져 수능공부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어요. 그래도 부모님께서는 이제 그만하고 공부하란 말씀은 안하세요. 내가 좋아 선택한 길이니까 최선을 다해 보라고 하세요. 고맙죠. 참 우리 집은 아버지, 형, 나까지 모두 보성고 동문이에요. 취미로 아버지와 함께 산악자전거를 타는데 예전엔 속초까지 다녀온 적이 있어요. 페달을 밟으며 가파른 미시령 고개를 넘으며 아버지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쌓았지요. 이런 경험이 나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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