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부천에는 3명으로 꾸려진 배구단이 있었다. 작은 인원이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을 시작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배구를 사랑하는 부천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을 이끌었던 실업팀의 대표선수였던 김미자(53) 감독.
그녀는 무인지경이던 부천의 배구에 씨앗을 뿌리고 텃밭을 가꾸느라고 10년의 절반을 땀 흘려왔다. 이렇게 시작한 부천복숭아배구단의 선수들은 이제 30명이 되었다.
한국여자배구가 8년 만에 런던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는 소식에 반가워하는 부천복숭아배구단의 김미자 감독을 찾아갔다.
‘끌려다닌’ 배구에서 ‘좋아서하는’ 배구로~
전북 정읍 초등학교 출신인 김 감독은 40년 넘게 배구를 해왔다. 첫 발은 태광산업(현 흥국생명) 실업팀에서 시작됐다. 5년 간 선수로 활동하다가 그 생활을 접었다.
“은퇴할 때의 생각은 ‘다시는 끌려다니는 배구는 안 하겠다’ 였어요. 하지만 배구와 저의 인연은 계속되더군요.”
결혼 후 4세 아들의 손을 잡고 우연히 찾아간 부천시민운동장에서 김 감독은 배구 선배를 만나게 된다. ‘배구 안하고 뭐하느냐’는 선배 말씀에 다시 운동을 하게 됐다. 주변 사람들을 모았다. 3명. 그녀가 좋아서하는 배구의 출발이었다.
그 때부터 김 감독은 서촌체육관에서 매 주 두 번 하루 2시간의 연습에 몰입했다.
“3년 쯤 지나니 입소문이 나데요. 그러자 배구하고 싶은 사람들과 부천시배구협회장을 비롯한 배구인들, 소사초등학교 출신의 배구 후배들이 찾아오면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게 됐지요.”
열정 + 추진력 = 부천의 배구 상황 일취월장
부천복숭아배구단 선수들은 20대부터 65세까지 활동한다. 부천에 배구단이 있는 것을 몰랐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지금의 인원을 갖췄다.
이정란 선수는 “예전에는 인기가 많았던 생활체육인 배구가 부천에는 없는 줄 알았는데 찾아와보니 가슴 따뜻한 김 감독님이 있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선 선수는 “저희 감독님은 배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분이다. 이제 우리는 일정 궤도에 올라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때묻지 않은 열정에 추진력을 더한다면 부천의 배구 실력은 일취월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에는 평범한 주부인 김 감독은 연습 시간에는 딴사람이 된다. 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 치의 오차가 생기지 않아서다. 그래서 그녀는 선수들이 규칙을 잘 지키면 탄탄한 실력이 갖춰지면서 가족같은 배구단이 될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365일 연습할 공간 확보가 희망
김 감독은 2009년 부천시장배 배구선수대회 결선에서 상대 팀을 15대 13으로 이겼던 일을 기억한다.
“그 때 참 많이 울었어요. 부천의 배구 원로들이 모두 와서 본 경기라 보람이 매우 컸지요. 우승 헹가래요? 당연히 받았습니다.”
이렇게 그녀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땀 냄새 속에서 소심했던 성격을 용기와 자신감으로 전환시키며 복숭아 배구단을 이끌어 왔다.
“더 많이 연습해야 합니다. 365일 언제나 연습할 수 있는 저희들의 전용공간이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지자체와 여러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김 감독은 2일 열린 경기도지사기 24개 팀 중에서 8강까지 올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또 10일에는 전국대회에서 승부를 겨룰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한 배구를 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김미자 감독과 부천복숭아배구단을 위한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부천의 배구 신화가 머지않아 열릴 것을 기대하면서.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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