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쌤 상일여고 권정혜 교사

자기주도학습으로 반 전체를 이끌다

지역내일 2012-06-13 (수정 2012-06-13 오전 9:29:42)

“학생들에게 제가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나서부터는 시간을 조금도 허투루 보낼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평생에 단 한 번 뿐인 고등학교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랑이 묻어나는 권정혜(31·기술가정)교사의 말이다.
 반 전체 학생들을 모두 이끌고 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권 교사. 그 시도의 중심에는 ‘자기주도학습’이 있다.

반 전체에 자기주도학습 도입하다
2008년 2학년 담임을 맡게 된 권 교사는 학생들과의 상담을 통해 느낀 게 참 많다.
 “많은 학생들이 ‘1학년 때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누군가가 좀 잡아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토로했어요. 저 또한 큰 아쉬움이 있었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실천을 위해 신청자를 받아 학습 플래너을 쓰게 했습니다.”
 의지를 보인 몇몇 학생들을 끌고 갔지만 ‘모두’를 끌고 가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다음 해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에는 반 학생들 전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시작했다.
 우선 다양한 학급 단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학을 직접 탐방하고 반 전체 과제를 통해 반의 화합과 더불어 학습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했다. 수시로 쪽지시험을 쳐 주요교과 평균 성적도 많이 올랐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1등반’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
 조금만 동기부여를 해줘도 열심히 하는 상위권은 물론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중위권 학생들이 실력이 더욱 탄탄해졌고, 힘들어하던 하위권 학생들도 조금씩 학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절반 이상의 성공을 경험한 권 교사는 2010년 1학년 담임을 맡으며 반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했다.
 대학탐방의 기회도 늘려 시험이 끝날 때마다 년 4회 진행하고 현장학습도 좀 더 특별한 곳을 선택했다. 자신이 공부할 내용을 직접 계획하고 체크해나가는 ‘계획서’도 쓰게 했다.
 “학생들 각자가 공부할 범위와 횟수 등을 스스로 정하고 또 직접 체크하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자기주도학습을 반 모든 학생들이 실천했습니다. 체크한 결과는 제가 직접 확인하며 개별과제를 내 줬죠.”
 계획서 체크와 확인 과정은 학생들 서로 간에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실천을 잘 한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의 체크상황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사
권 교사가 학생들에게 권한 학습플래너는 (사)행복한교육실천모임에서 학생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개발한 학습도구인 ‘징검다리’. 학생들이 자신의 계획과 실천을 매일 써내려가고 교사가 꾸준히 점검,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 학생들에게 큰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자기주도학습 플래너이다.
한번 징검다리를 쓰기 시작한 학생들은 학년이 바뀌어도 권 교사를 찾아온다. 마침 담임을 맡지 않은 지난해, 그의 수업시간표는 빈 공간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차 있었다.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은 징검다리를 쓰고 있는 학생들의 플래너 진행과정을 점검하고 그들과의 소통을 위한 쪽지함에 답변을 달기 위해 학생들 이름으로 빼곡히 채워졌기 때문이다.
 권 교사가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고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언니와도 같은 친근함을 보여준다. 
 학생들의 얼굴빛만 봐도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권 교사. 종례시간, 다른 날보다 표정이 어두운 학생의 어깨를 한 번 감싸안아주는 것으로 그의 마음을 전한다. 얼마 후 그의 핸드폰에는 학생의 문자 한 통이 날아온다. ‘선생님, 제가 요즘 힘든 걸 엄마도 모르고 친구들도 모르는데 선생님만 저의 마음을 알아주시네요.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1학년 7반에만 있는 것들
 2012년, 권 교사가 시도하는 학급프로그램이 더욱 강해졌다. 매일 종례시간에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종례신문은 1학년 7반의 큰 자랑거리다. 종례신문에는 그날의 칭찬받을 사람, 활동사진, 쓴소리, 개별과제 등이 적혀져 있다. 종례신문의 역할은 상상을 초월한다.
 “학생들은 칭찬할 친구를 찾아 서로의 좋은 점을 먼저 보게 됩니다. 겉모습이나 잠깐의 소통으로 서로를 판단하지 않게 되는 거죠. 그 모든 것이 반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게 됩니다.”
 또 점심시간이면 이반만의 아주 특별한 점심고사가 치러진다.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는 점심고사는 각자의 목표점수를 정해 시험을 치르고 개별과제를 하는 형식이다.
 매달 한 번씩 서로의 장단점을 작성하는 장단점카드도 있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알게 되는 이 장단점 카드가 “훗날 학생들이 힘들고 자신감을 잃어버렸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 교사는 확신한다.
 ‘최선을 다했던 선생님’으로 학생들이 자신을 기억해주기 바란다는 권 교사. 학생들을 위한 그의 열정과 노력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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