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시작한 ''두란노아버지학교’(이하 아버지학교)는 아버지의 바른 권위와 역할을 찾고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 아버지를 되돌려 보내자는 목적으로 세워졌다. 처음엔 교회에서 개설해 주로 기독교인들이 참석했다. 점차 세상에 알려지면서 진정한 아버지상을 찾으려는 일반인 참석자가 늘어났다.
아버지학교 천안아산지부는 2005년 1기 개설 이후 현재까지 2100여명을 수료시켰다.
지난 2일 아버지학교 28기 교육장에서 한정섭 지부장(63)을 만났다. 그는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과 사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며 스텝(진행요원) 봉사를 하고 있었다.
* 한정섭 지부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한 지부장 뒤로 아버지학교 수강생들이 조별 토론에 열중하고 있다.
아버지 역할과 바른 명성 되찾기 =
한 지부장은 방광암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다. 천안 큰 병원은 다 가봤지만 방광암을 알아내지 못했다. 결국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다.
실의에 빠져있을 때 아내가 등 떠밀어 보낸 아버지학교는 한 지부장의 삶을 희망으로 채워줬다. 아버지로서 삶의 이유를 하나씩 깨쳐 갔다.
그는 “눈물을 쏙 빼는 교육이다. 말 못했던 응어리를 완전히 털어내니 비로소 가족과 가까워지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됐다”고 말했다. 특히 아버지학교 수강 중 ''중보기도팀’의 살가운 격려와 진심어린 기도는 그가 아버지학교를 떠날 수 없게 만들었다.
한 지부장은 “아버지학교는 못된 아버지들이 오는 곳이 아니다. 대부분 자신이 아버지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꿔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린 어떻게 해야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른 채 아버지가 됐다. 아버지학교는 그 역할과 방법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아버지학교에서는 권위만 내세웠던 아버지가 아내와 자식과 관계 회복을 위해 변화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수십 년간 술, 담배에 절어 살았던 한 지부장의 지인도 아버지학교 교육을 받고 술,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며 주변사람들이 천지가 개벽했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아버지학교 수료는 결혼조건 1순위 =
한 지부장은 딸 시집보낼 때도 사위가 아버지학교를 수료해야 결혼승낙을 해주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아들도 마찬가지다. 사위는 아버지학교를 왜 다녀야 했는지 알겠다며 감사해했고 지금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그는 “아버지 수준이 가정의 수준”이라며 “아버지가 될 사람은 누구나 아버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일과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는 기업이 생산성은 물론 경쟁력이 높다는 통계도 나왔다. 일부 사업체는 진작부터 사내에 ''열린아버지학교’를 개강해 직원들의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돕고 있다. 또한 아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 15일부터 ''열린 4기 부부학교’를 무료로 개강할 예정이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거부감이 생기지 않게 외부 교육은 종교적 색채가 전혀 없다.
한 지부장은 “우리나라가 이혼율 1위다. 사업주들이, 가정이 잘 돼야 회사도 발전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아버지학교는 진정한 남성들의 회복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부부학교 문의: 041-548-9772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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