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고 학생, 노벨상 수상자와 만나다
2005년 노벨화학상 수상한 로버트 H. 그럽스 교수 학교로 초청 강연회 열어
청소년 시기에 세계적인 석학의 강연을 직접 들으며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분당중앙고가 노벨상 수상자 초청 열어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행운을 선사했다. 지난 5월 30일 분당중앙고 시청각실에서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H. 그럽스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이 듣기위해 모인 분당중앙고 재학생들과 성남 지역 중학생들은 그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시종일관 그에게 이목을 집중했다.
그럽스 교수는 두 종류의 화합물이 반응할 때 그들의 성분이 교환되어 새로운 두 종류의 화합물이 생기는 반응인 복분해 방법의 원리를 규명함으로써 2005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 유기금속화학과 합성화학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청정화학, 그린화학은 미래 화학자인 청소년들의 몫
이 날 그럽스 교수는 ''화학이 지구를 푸르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과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개발하고 찾아낸 연구결과를 다른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자신의 지식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업을 만들었고 그것이 노벨화학상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화학이 오염물질을 만들어 내 그 폐해가 심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식량산업이나 첨단 플라스틱 소재 개발 등 우리 생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화학을 절대 버릴 순 없는 것입니다."
그는 청정화학, 그린화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하며 이는 미래 화학자가 될 청소년들의 몫으로 더 청정하고 자연친화적인 화학으로의 변화를 주도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노벨상 수상자라 강연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했는데, 우리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시는 모습을 보고 역시 최고 경지에 오른 분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나의 관심사이기도 한 친환경에너지 개발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강연을 들은 분당중앙고 2학년 김용환 군은 소감이다.
기회가 다가왔을 때 잡을 수 있는 노력과 안목을 길러야
그럽스 교수는 아직 많은 도전의 기회를 갖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는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은 결코 아니었지만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과학에 집중투자 되던 시절에 대학을 가게 됐기 때문에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의 진로가 때때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게 그런 기회가 우리 앞에 다가왔을 때 그것을 잡을 수 있는 노력과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자신은 잘 하는 게 화학밖에 없었는데 그 재능을 알아봐 준 스승 덕분에 화학자의 길을 걷게 됐다는 그럽스 교수.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처럼 좋은 멘토를 갖는 것도 성공적인 미래를 여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화학은 여러 가지 반응들이 우연히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랜 세월 많은 화학자들이 새로운 물질을 찾아냈지만 아직도 계속해서 새로운 물질을 찾아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학문"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그들의 미래를 걸고 탐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럽스 교수에게 강연 소감에 대한 이메일을 보냈고 답장을 받았다는 분당중앙고 2학년 황예채 양은 "세계적인 석학임에도 쉽고 재미있는 강연이 인상적이었고, 의사가 되고 싶은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힘을 갖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꿈 이루기 위한 동기부여, 다양한 분야 석학과 만남 자리 만들터
전국에 있는 100개의 과학중점학교 평가에서 1위(2011년)를 차지한 분당중앙고. 성공적인 학교운영으로 전국적인 명문고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분당중앙고의 과학중점과정은 과학고 못지않은 수준 높은 커리큘럼으로 과학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진로탐색의 일환으로 매달 유명한 학자와 각 분야별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석학과의 대화''프로그램도 그 중의 하나다. 노벨상 수상자인 그럽스 교수 초청강연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 분당중앙고가 고등학교에서는 최초로 노벨상 수상자 강연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협조 덕분이라고 분당중앙고 박선종 교장은 말한다.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그동안 국내 최고의 석학들을 초청해 지속적으로 강연회를 열어왔어요. 이번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도움으로 세계적인 석학을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에게 지식 습득 차원을 넘어 꿈을 꾸고 꿈을 이루고 싶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문학 분야의 석학들도 섭외해 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입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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