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순환운동 즐기는 사람들

“자투리 시간 내서 재밌게 운동해요”

지역내일 2012-06-09

무심코 흘려보내기 쉬운 30분을 알차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순환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순환운동은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번갈아 하는 체력단련법이다. 일정 시간을 정해 두고 근육단련 운동기구와 유산소운동, 스트레칭을 병행한다.
“수영 20년, 필라테스 7년, 아쿠아로빅도 2년을 했어요. 운동을 하다 어느 날 다리를 다쳐서 쉬게 됐죠. 근력이 떨어 질까봐 순환운동을 시작했어요. 다른 운동 다 해도 안 빠지던 살이 7kg 빠졌어요.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같이 해서 그런가 봐요.”
지난 1월부터 순환운동을 시작했다는 한경수(61) 씨의 말이다.



무산소운동 유산소운동 병행
순환운동을 처음 고안해낸 것은 1953년 영구의 모건과 아담슨이다. 1992년 미국의 ‘커브스’ 사에서 운동법을 개발해 세계 90개국 1만8백 개 이상의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생로병사의 비밀’에 15분 순환운동법이 뱃살 빼는 방법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순환운동은 기본적으로 개인 트레이너가 함께 하지 않으면 어려운 운동이다. 상·하체 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 기구를 정해진 시간 안에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피트니스센터에서 도입하는 곳도 있지만 국내 순환운동 센터는 프랜차이즈이며 여성 전용으로 운영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회사마다 프로그램의 차이는 있지만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은 같다. 또 여성 전용이라 다이어트를 주로 겨냥해 식단조절법도 안내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는 세 개 업체를 모두 합해 고양시 7곳, 파주시 2곳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서 C사 국내 1호점인 주엽의 한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가 보았다.


둥글게 돌아가며 운동
커다란 헬스기구들이 놓여 있는 방을 상상했던 것에 비하면 운동 공간은 좁아 보였다. 동그랗게 설치 된 기구들이 낯설게 느껴졌다. 서로의 시선을 피해가며 운동하는 일반적인 헬스장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음악을 들으며 예닐곱 명의 여성들이 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트레이너가 회원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운동법을 안내하고 있었다. 달리는 사람, 상체 운동 하는 사람, 하체 운동 하는 사람 제각각이었다. 따로 운동할거면 굳이 동그랗게 운동기구를 배치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몇 초 뒤 풀렸다. 음악이 멈추고 ‘다음 순서로 이동하라’는 멘트가 흘러나오자 사람들은 바로 옆에 있는 기구로 자리를 옮겼다. 공간이 굳이 넓을 필요가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상체 운동을 하던 사람은 하체 운동을 하게 된다. 대퇴 사두근과 이두근, 상체 승모근과 삼각근, 복근과 척추 세움근 등 온몸의 근육을 번갈아가며 단련시킨다. 무산소운동인 근력운동 사이사이에 에어로빅이나 걷기, 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진행한다. 운동기구 또한 유압식이라 개인별로 따로 맞출 필요도 없으며 여성들은 물론이고 고혈압 환자들이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30분에 운동 될까?
정은주(27) 씨는 순환운동을 한 지 1년이 됐다. 전에는 운동을 시도해도 길어야 3달이었지만 순환운동은 달랐다. 다이어트를 위해 체지방감량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트레이너들의 관리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빵을 좋아하던 식습관도 바꿨다. 1년 만에 12kg을 감량했다.
“뛰는 것 별로 안 좋아하는데 삼십분이면 끝나니까 좋아요. 근력운동하고 뛰고 반복하는 게 재밌고 쉬워요.”
정 씨는 잘 빠지지 않던 허벅지와 목, 등살이 빠져 몸매에도 좋은 운동이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30분 안에 정말 운동이 될까? 순환운동은 짧은 시간 때문에 종종 운동 효과를 의심 받는다. ‘20분 이상 운동해야 지방이 분해된다’고 들어온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마련이다.
무산소운동을 통해 심박수를 빠르게 올려 대량의 산소를 혈액 속으로 보낸다. 모세혈관에 혈류량이 늘어나 지방을 연소할 최적의 상태가 만들어 진다. 유산소운동만 하면 20분 이상 운동해야 분비되는 리파아제 효소가 무산소운동을 할 경우 3배의 속도로 활성화 된다. 같은 시간 무산소운동만 할 때보다 3배의 운동 효과를 볼 수 있고, 시간 또한 30분이 충분하다는 것이 순환운동 전문가들의 견해다.




14주 평균 감량 6.3kg
순환운동의 효과는 미국 베일러대학에서 진행한 임상실험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14주 동안 73kg이상의 과체중 여성을 대상으로 식단과 순환운동 프로그램을 병행한 결과 체중은 평균 6.3kg 감량, 근육량은 평균 20~30% 증가했다. 허리는 2인치 줄었고 기초 대사량은 최대 400cal증가했다.
순환운동이 모두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근력운동의 반복횟수가 일반적인 근력운동에 비해 많아 근육을 크고 건장하게 만들지 못한다. 근육을 크게 만들려면 횟수를 줄이고 무게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여성전용센터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별한 단점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체력도 좋아지고 체중도 6~7kg 빠졌어요. 편한 시간에 짬 내서 운동하기 좋아요. 지겹지도 않고 재밌게 다니고 있어요.”
지난해 10월 순환운동을 시작했다는 안희숙(37) 씨의 말이다. 회원들은 “순환운동에는 남자, 거울, 메이크업 세 가지가 필요 없어 좋다”고 자랑했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웃고 이야기 나누는 여성 전용 순환운동센터, 누구 말대로 ‘여자들의 운동 놀이터’였다. 그러나 순환운동이 여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트레이너의 안내를 받으면 일반 피트니스 센터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사진제공 커브스 주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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