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별 조명 아래, 달달한 여름밤의 추억
여름이 익어간다. 한 낮의 햇살은 하루하루 열기를 더해가고, 해가 넘어간 밤공기는 모든 경계를 허물만큼 무방비로 부드럽다.
저녁밥 먹고 동네 산책이라도 나서야 분위기에 어긋나지 않을 것 같은… 달달한 여름밤이 펼쳐지고 있다. 때마침 우리 동네 야외 공연장에서도 오감이 촉촉해지는 공연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앞 다퉈 벌어지고 있다.
옆 동네에선 지갑 꽤나 열어야 했을 소문난 공연들이 이곳에선 전액 무료. 게다가 돗자리 깔아놓고 음주(?) 낭만을 한껏 부려도 나무라는 이 없는 야외 잔디 보너스까지.
연인끼리, 가족끼리, 반짝이는 천연 별 조명 아래 여름밤의 추억을 알알이 챙겨갈, 우리 동네 야외 공연과 축제들. 문밖을 나서는 순간, 이 모든 판타지가 우리 것이 된다.
-도움말 및 사진제공 (재)용인문화재단, 성남문화재단, 퇴촌토마토축제추진위원회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part1 상큼한 여름밤의 추억, 무료 야외 공연
* 죽전 야외음악당-‘나무음악회’
용인 단국대학교 입구, 먹자골목을 살짝 벗어나 한적한 공간에 마련된 죽전 야외 음악당.
하얀 돔 형식의 지붕도 멋스럽지만 공연장 안에 야외 잔디와 함께 어우러진 나무들은 숲속을 연상시킬 만큼 푸르고 맑다.
그냥 산책을 나서도 좋을 이곳에 공짜로 보기엔 다소 황송(?)한 공연들이 여름밤을 채워주고 있다.
격주 목요일, 나무 음악회란 타이틀로 인근 주민과 지나는 행인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것. 게다가 타 공연장에선 거금을 투자해야 볼 수 있는 입소문 난 공연도 이곳에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무료다. (단 공연 시작 전 조금 여유 있게 도착해야한다)
그동안 ‘점프’, ‘화성에서 꿈꾸다’ 등의 뮤지컬을 비롯해 음악회와 비보이 댄스 등 장르 제한 없이 수준 높은 공연을 펼쳐온 야외음악당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나무음악회 공연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용인문화재단의 이소연씨는 “올해도 지난 5월 중순부터 시작해 2번의 공연을 진행하는 내내 680석 객석이 가득 찰 만큼 반응이 좋았다”고 전한다.
“근처를 지나가다 음악소리를 듣고 찾아오는 시민부터 소문을 듣고 일찌감치 서둘러 오는 주민들까지 멋진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어 고맙다는 평가를 많이들 전해 주세요.”
이씨는 “야외공연에 어울려야 하고 무료라고 공연의 질이 떨어지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어 공연 선택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격주 목요일, 고품격 음악으로 시민들 매혹
오는 6월 14일(목)에 펼쳐질 나무 음악회에는 한국의 대표적 탱고음악 연주그룹인 ‘오리엔탱고’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두 악기만으로 탱고의 본고장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낸 오리엔탱고는 2000년 아르헨티나에서 결성된 혼성 그룹이다. 동양인 최초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 음악홀에서 데뷔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시(市) 공식 탱고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팀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여러 탱고 곡들과 엄마야 누나야, 진도아리랑 등 우리 동요와 민요를 연주한다.
28일(목)에는 자메이카 리듬을 한국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9인조 브라스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레게의 근간이 되는 음악으로 전 세계 팝 음악에 영향을 미친 ‘스카(Ska)’ 리듬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그룹.
마음을 열고 춤추게 하는 행복한 음악을 들려주는 킹스턴 루디스카는 2011년 KT&G 상상마당에서 수여한 ‘최다 집객 단체상’을 수상할 만큼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팀이다. 또 계절마다 진행되는 단독 공연만 100회가 넘는 등 화려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굵직한 록페스티벌에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는 뮤지션그룹이다.
☞ 플러스 tip ->죽전 야외음악당의 나무음악회는 대개 오후 10시 이후에나 마무리되기 때문에 가벼운 담요나 겉옷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공연을 보는 중간, 출출해진 뱃속을 채워줄 약간의 간식거리도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센스.
나무음악회의 관람료는 680석 전 좌석 모두 무료이며, 공연 1시간 전인 오후 7시부터 선착순으로 1인당 2매의 티켓을 현장 배부한다. 주차공간이 협소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큰 폭우가 아닌 이상 우천 시에도 공연은 진행된다.
문의 031-260-3363
* 분당 중앙공원 야외 공연장-‘파크 콘서트’
분당의 센트럴파크라 불리며 도심 속 푸른 정원을 선사하는 중앙공원은 여름밤 주민들의 쉼터이자 산책코스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이곳 야외공연장에서에서도 지난 5월 12일부터 격주 토요일, 무료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름하여 ‘파크콘서트’가 바로 그 주인공.
성남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파크콘서트는 지난달 첫 공연에 안치환과 자유, 티아라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해 시민들의 열띤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인 첫 데뷔 식을 치렀다.
훌륭한 공연과 더불어 이곳은 도심 속 공원의 청량한 분위기도 한몫을 더하고 있다. 맑고 쾌청한 초여름의 밤공기와 점점이 박힌 별들이 은은한 조명을 더하는 공연장의 분위기는 그 어떤 무대감독도 흉내 낼 수 없는 예술세트. 삼삼오오 모여 피크닉과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초록 여유가 한껏 묻어나온다.
여기에 가벼운 맥주라도 곁들이면 일상이 주는 고단함은 어느덧 힐링으로 탈바꿈되기 충분하다.
성남문화재단 공연기획 담당 김영태씨는 “널리 알려진 중앙공원에서 무료공연이 진행되다 보니 산책 나온 사람들을 비롯해 일부러 먼 곳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도 상당하다”며 “탁 트인 하늘과 땅, 나무와 잔디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하고, 자연스럽게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파크 콘서트’는 일상의 신선하고 유쾌한 자극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파크콘서트는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을 세계적인 명소에 못잖은, 성남시의 음악명소로 특화시키려는 프로젝트로 오는 9월 1일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무료로 진행된다.
다음 공연은 6월 23일(토) 7시에 열리며 서울필하모닉 & 맑은소리성악앙상블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어 7월 7일(토)에는 모던 팝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공연이, 7월 21일(토)에는 코바나, 8월 4일(토)에는 최정원과 함께 하는 ‘뮤지컬 갈라콘서트’에 이어, 그룹 봄여름가을겨울과 마에스트로 장한나와 함께 하는 ‘앱솔루트 클래식’등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공연들이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 플러스 tip ->중앙공원 야외 공연장 뒤로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거나 작은 텐트를 치고 음악을 안주삼아 맥주를 홀짝이는 맛도 일품. 견공이 있는 집에서도 목줄과 대변주머니만 챙겼다면 OK. 토요일 오후 7시부터 약 시간동안 진행되는 공연을 오롯이 즐기기 위해선 차 없이 산책 삼아 걸어오는 것도 좋다. 우천 시에도 역시 공연은 진행된다.
문의 031-711-7762
part2 야외 축제서 얻는 일상의 릴렉스
* 퇴촌토마토축제
1970년대부터 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한 광주시 퇴촌면 정지리 일대는 축적된 재배기술로 당도와 품질이 뛰어난 토마토를 생산, 전국적인 토마토 주산지로 명성이 나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지난 2003년부터 토마토가 익는 계절인 6월에 퇴촌토마토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2012년 퇴촌토마토축제는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경기도 광주시 정지리 행사장에서 열린다.
청정 토마토를 생산하는 농업인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 자리 잡은 퇴촌 토마토축제는 도시에서 경험하기 힘든 다채로운 행사가 예정돼 있어 관심과 흥미를 모으고 있다.
주요 행사로는 토마토 수확 체험, 토마토주스시식회, 토마토 풀장 체험, 음반 위 토마토 게임 등을 비롯해 토마토 허수아비 만들기, 토마토 바벨탑, 토마토 가요제, 토마토 요리체험, 토마토 웰빙요리 시식회 등 토마토로 해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다.
많은 행사 중 도시민들에게 가장 핫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단연 토마토 풀장체험과 수확체험.
풀장체험은 토마토가 가득한 풀장에 뛰어 들어가 토마토와 하나가 될 때까지 풍덩거리고 노는 아이들 체험. 아이들의 천진한 미소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흐뭇하게 만드는 축제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풀장 체험을 원하는 아이들이 많아 행사 기간 이튿날부터 1일 8회, 총 16회로 나뉘어 진행된다. 참여를 원할 경우 축제사이트(http://tomato.gjcity.go.kr)에서 미리 신청해야 하며 6월 4일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하니 서둘러야 한다.
주말 축제에 참여한 후 인근에 위치한 광주곤지암도자공원과 천주교 성지인 천진암, 경안습지생태공원과 분원백자도요지 등의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재미를 더하는 보너스다.
문의 031-760-4599
* 니하오 차이니스 페스티벌
용인에 위치한 한국민속촌에서도 이색적인 축제가 한창이다.
한중수교 20년을 기념하기 위한 ‘니하오차이니스페스티벌’이다. 지난 6월 9일부터 오는 17일까지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만 열리며 중국을 이해하고 친숙해지기 위한 독특한 행사들로 가득하다.
중국전통놀이와 의상 입어보기체험, 자장면ㆍ중국만두 빨리 먹기 대회 등 추억의 게임을 비롯해 소림무술, 독무공연과 변검 및 기예 공연 등이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먹을거리 체험이 진행되는 야시장 페스티벌에서는 자장면 수타 시범 및 판매가 이뤄지고 양꼬치구이, 중국만두, 월병, 꽈배기 등 중국의 대표적인 시장음식도 판매된다.
장소는 한국민속촌 내 컨벤션센터와 가족공원 일대다.
문의 031-288-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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