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신정호 인공암벽장. 작지만 다부진 체격의 김 란(12?온양천도초)양이 순식간에 암벽 정상에 올랐다. 고개를 꺾어 한참을 올려다봐야 하는 인공암벽을 거침없이 오르는 모습이 그간의 연습량을 말해주는 듯 했다.
김 란양은 지난달 29일 제24회 광주광역시 전국스포츠클라이밍대회에서 여자 초등부 1위에 올랐다. 올해로 스포츠클라이밍을 시작한지 4년째 들어서는 김양은 작년부터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김양은 지난해 대한산악연맹이 주최한 제24회 전국금정스포츠클라이밍대회 여자 유스A 난이도부문 3위, 제7회 대구광역시장배 전국스포츠클라이밍대회 여자 초등부 3위 등 전국대회 순위권 진입에 성공한 후 올해 드디어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김양은 평소 암벽등반을 즐기던 아버지 김재훈(41)씨의 권유로 스포츠클라이밍을 시작했다.
“란이가 마음이 여리고 몸이 약한 아이라 체력을 기르고 자신감도 갖게 할 목적으로 클라이밍을 시켰습니다. 처음엔 겁이 나서 줄에 매달린 채 2~3시간씩 울기도 했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이 있어서인지 금세 적응했어요. 지금은 성격도 밝아지고 체력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고도의 집중력 필요한 전신운동 =
스포츠클라이밍은 건물 내부와 외벽 또는 별도의 구조물에 바위벽을 만들어 놓고 보조 장비의 도움을 받아 맨손으로 바위를 오르는 운동이다. 자연암벽등반에 비해 안전할 뿐 아니라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어 최근 스포츠클라이밍을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모든 신체를 고르게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다. 홀더(인공암벽에 붙은 물체)를 잡고 오르기 때문에 손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의 근육을 고루 사용해 신체가 균형 있게 발달한다. 매일 3~4시간씩 암벽등반을 하는 김양 역시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이 인상적이다. 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정신력과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김씨는 설명한다.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전문 스포츠클라이밍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양은 주말에 새벽부터 일어나 다른 지역 인공암벽장에서 훈련하는 것을 가장 어려운 일로 꼽는다. 한 장소에서만 훈련하면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인천 광주 등 환경이 다른 지역의 인공암벽을 찾아다니느라 주말에 쉴 틈이 없다는 것.
하지만 김양은 “오르지 못했던 코스를 올랐을 때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기쁨을 맞볼 수 있어 힘들어도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김양을 지도하고 있는 박복남(아산클라이밍 회장)씨는 “김 란 학생은 자세가 좋고 성실해 선수로 대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남자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김양은 6월 초에 열리는 제3회 고미영컵 전국청소년스포츠클라이밍대회를 앞두고 훈련이 한창이다. 고미영컵은 전국 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회이기 때문에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다.
스포츠클라이밍 세계 랭킹 1위인 김자인 선수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며 다시 암벽을 오르는 김 란양이 듬직해 보였다.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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