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구 클래식 기타리리스트 - 음악, 여섯 개 현(絃)으로 완성하다
‘제21회 국제 기타 심포지엄’ 한국 연주자 처음 참가
누구는 그를 ‘대전 1호 클래식 기타리스트’라 하고 누구는 그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라 치켜세우지만, 정작 조상구 씨는 코웃음을 쳤다.
“우연히 내 재능을 발견해 줄곧 그것만 해 온 게 뭐 그리 대단합니까? 매번 연주를 할 때마다 늘 극복할 수 없는 부족함을 느끼는 연주자일 뿐인데.”
대수롭지 않게 자신의 음악적 위치를 설명하는 조상구 기타리스트는 8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 기타 심포지엄에 초청 받았다. 이번 심포지엄 연주자 중 유일한 동양 연주자다. 또한 한국 연주자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주 할수록 어려운 악기 기타 =
기타는 친숙한 악기지만 클래식 기타 연주회는 좀처럼 접하기 힘들다.
조상구 기타리스트는 ‘진지한 접근성’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에 기타 붐이 일었던 시기가 있었죠. 학원마다 ‘3개월 속성’이란 팻말을 내걸었죠. 진지한 접근이 힘들었고 오랫동안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 지망생 대부분이 유학을 택합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다른 악기에 비해 그 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어 쉽게만 생각하는 경향도 있죠. 때문에 제대로 꾸린 공연이나 무대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기타리스트를 포함한 관련 종사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실정이죠.”
그는 1년에 30회 정도 크고 작은 공연을 연다. 독주와 합주 또는 성악가와 협연을 하며 대중에게 다가가길 멈추지 않는다. 목원대 음대와 사범대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대전국제기타음악제 음악감독직을 맡고 있다. 왕성한 활동을 대변하듯이 그의 왼쪽 손목은 화인처럼 흉터가 있다. 뜸 뜬 자리란다. 흉 진 손목으로 연주하는 그의 음악은 그래서 늘 가슴을 후비는 현의 울림으로 남는다.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 … 실내악 최고 악기 =
여섯 개 현의 하모니를 감상하기엔 좁은 공간이 좋다. 좁지만 울림을 증폭 해주는 높은 천정이 있는 교회 같은 곳이 기타 연주 장소로 적격이다. 유럽에선 성당과 교회, 작은 살롱에서 빈번하게 기타 연주회를 연다. 현의 울림과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공유하며 기타는 그렇게 대중 속에 자리 잡는다.
“제가 우연한 기회에 미래를 결정한 대표적인 사례죠. 중학교 때 형의 기타를 쳐보고 묘한 끌림 때문에 ‘조금만 더’하는 식의 공부로 여기까지 온 거죠.”
조상구 기타리스트는 대중에게 더욱 다가가고 싶다. 환경이 기회를 만든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음악으로 다른 과목의 이해를 돕는 유럽식 교육방법을 접해주고 싶다. 다섯줄이 나머지 한 줄을 도와 완성하는 기타 연주처럼 음악은 어느 곳에서나 훌륭한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잊지 못할 공연으로 그는 독일 유학 시절 스승인 안드레아스 폰 방엔하임 교수와 전국 투어 공연을 꼽았다.
“자신도 모르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하고 끌어내 준 방엔하임 스승처럼 나도 후학에게 그렇게 남고 싶다”는 조상구 기타리스트의 바람은 그의 연주를 닮아 긴 여운을 남긴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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