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고기를 섭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대인의 식탁에 육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최근 농협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80년 11.3kg이던 것이 2010년 38.8kg으로 3.4배 증가했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량은 같은 기간 약 50% 정도 감소했다. 쌀 대신 육류 대체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식생활의 변화는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늘어난 육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등장한 대규모 공장식 축산은 동물의 생육환경을 크게 저하시켜 광우병과 각종 전염병의 원인이 되었으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채식을 지향하는 의사, 치의사, 한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 배한호(다움한의원 원장) 사무국장에게 지나친 육류소비의 문제점과 그 대안에 대해 들어봤다.
-지나친 육류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지나친 육류섭취로 한해 약 3500만 명이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암 당뇨 등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아시아처럼 미국에 비해 단백질을 적게 먹는 나라들도 동물성 단백질 양이 조금이라도 많을수록 심장질환과 암이 유발된다고 밝혀져 있다. 암을 일으킬 때는 발암물질 자체보다 동물성 단백질이 암을 인체에 정착시키고 자라게 하고 퍼지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한다. 암 외에도 동물성 단백질은 천식 알레르기 골다공증 심장뇌혈관질환 등 수많은 병을 일으키고 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최근 환경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지구를 덥히는 온실가스 가운데 51% 이상이 공장식 축산에서 나온다고 한다. 축산업을 그만두면 지구를 최소한 반 이상 냉각시키는 것이다. 고기를 적게 먹고 현미채식을 하면 축산업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가축을 기르는 대신 농지에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심으면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40% 더 제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구를 덥히는 온실가스의 총 91%를 제거하게 된다. 또 기후변화 완화비용 32조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현미채식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나
현미채식만이 현재 유일한 대안이다. 건강하게 지어진 현미는 가장 강력한 예방의학이자 치료제이다. 미국의 경우 현미채식을 하면 의료비가 3분의 1로 줄어들고 사망률 또한 그만큼 준다고 보고한다.
우리 병원에 내원한 환자 중에도 현미채식으로 건강을 회복한 경우가 많이 있다. 당뇨와 천식으로 고생하던 이경환(내원 당시 70세) 환자는 40여 년간 당뇨약과 천식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하루에 약을 40알 이상 복용했으며 항상 숨이 차고 답답하다고 했다.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혈당이 300이상 올라갔다. 이 환자에게 두 달간은 현미채식과 한약을 병행하게 하고 넉 달은 현미채식만 하게 했더니 정확히 6개월 만에 대부분의 약을 다 끊고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현미채식 실천은 인류와 지구의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다.
-현미채식을 하면 단백질은 어떻게 섭취하나
미강을 도정하지 않은 현미에는 단백질이 6~8% 정도 있다. 이 정도면 인체가 필요로 하는 충분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육류는 20~40% 정도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이 지나친 단백질이 각종 암과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현미가 소화흡수가 잘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현미식이 가능한가
현미의 바깥부분을 미강이라고 한다. 미강에는 다양한 비타민 미네랄과 더불어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이 식이섬유가 현미의 촉감을 거칠게 느껴지게 하고 위장에 들어가 속이 더부룩한 느낌을 주게 된다. 그런데 이 식이섬유의 작용이야말로 꼭 필요한 것이다.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있어야 공복감이 없어서 음식을 적게 먹게 되고 양질의 식이섬유가 체내의 필요 없는 지방을 분해하여 몸 밖으로 배출시켜 각종 미세종양까지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현미채식을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한 가정의 아이들은 비만이 없고 키도 크고 잘 자란다.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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