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한영외고 3학년 유승희

지역내일 2012-05-09 (수정 2012-05-09 오전 11:26:29)

‘사람’ 통해 배운 세상공부, PD 꿈 향한 자양분
 예능PD가 꿈이라는 유승희양. 중학생 공부 멘토,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봉사, 통/번역 활동, 불우이웃돕기 거리 모금, 신문동아리에서 기자 활동. 인터뷰에 앞서 깨알같이 써서 보내온 유양의 고교시절 활동 리스트를 보고 내심 놀랐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사는 외고생이 ‘공부와 다양한 경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은 치열한 ‘자기 인생 로드맵’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400시간 봉사 통해 ‘세상 공부’
- 봉사 ‘스펙’이 화려하다.
 중학생 시절만 해도 봉사가 의무 방어였어요. 고1 때 상일동 도서관에서 중1 여학생 멘토가 되면서 마인드가 바뀌었어요. 언니라 부르며 나를 따르고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예뻤어요. 성적도 꽤 올랐지요. 지금도 수학 공부를 봐주고 있는데 외고 입학이 목표라고 해요. 내심 뿌듯하고 꼭 합격했으면 좋겠어요.
 봉사의 참맛을 깨달은 뒤부터 동아리 ‘세빛또래’ 열혈 멤버가 되었어요. 독거노인집을 찾아도배와 청소를 돕고 연탄 배달도 하며 느낀 점이 많았죠.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인생 공부도 되었어요. 또 나눔의 집에 살고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육성 증언을 들으며 아픈 역사를 ‘가슴’으로 공부했죠. 이때의 가르침이 지난해 10월 강동구민회관에서 1천명의 학생, 학부모, 위안부할머니, 국가인권위원장을 초대해 나라사랑 캠페인을 여는 힘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송파구가 개최한 리브컴어워즈에서 통역봉사도 기억에 남아요. 행사장 안내를 맡았는데 세계 각국의 고위직 공무원들이 나 같은 어린 학생에게도 격의 없이 말 건네며 친근감을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강동청소년봉사단 ‘세빛또래’ 회장으로 활동했다. 동아리를 소개하면?
  한영외고 허건성 선생님이 2009년 감수성이 풍부한 청소년기에 다양한 봉사를 경험해야 한다며 만든 동아리입니다. 멘토스쿨을 통한 재능기부, 나눔의 집 봉사, 몽골어린이 책 모으기 등 허선생님이 발로 뛰며 다양한 봉사처를 발굴, 현재 500명의 학생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부해서 남주려고요> 같은 도서 발간은 물론 1300여명의 온라인 회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지요. 지금은 서울 각지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내오고 있어요.






모든 활동, 카메라에 담고 글로 남기다
-대외활동을 많이 했다. 이를 통해 배운 점은?
 ‘사람’을 배웠어요. 책이 아닌 직접 만나 함께 이야기 나누며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간접경험했지요. 국영수 공부에만 올인해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깨달음입니다. 나의 경험담과 느낀 점을 보고서로 정리해 기록으로 남기고 있어요. 내 꿈이 PD인데 훗날 재미와 감동을 주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때 요긴하게 활용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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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리를 주는 PD’가 꿈
- 왜 PD가 되고 싶나?
 원래부터 TV 보는 걸 좋아했어요. 특히 <무한도전> 열혈팬입니다. 김태호 PD의 감각과 끼는 탁월하죠. PD가 ‘일방적인 주장’ 대신 의도를 숨긴 채 섬세하게 장면 장면을 배치한 그 능력이 감탄스러워요.
 외고연합신문동아리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전 MBC PD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PD는 사람들에게 ‘꺼리’를 제공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사회적인 이슈를 세련된 재미로 포장해 메시지를 던지는 ‘꺼리를 주는 PD’가 되고 싶어요. 지금도 ‘PD노트’를 쓰면서 TV프로그램을 볼 때 마다 내 나름이 기준으로 분석하고 비평하고 있어요.






- 고3이다. 대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준비는?
 1학년 첫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고 충격이 컸어요. 난생 처음 경험하는 낯선 숫자를 이겨 내야만 했죠.(웃음) 나 보다 잘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걸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공부하자 점차 성적이 올랐어요. 스케쥴러는 꼼꼼하게 짜서 꼭 계획표 대로 실천하려고 해요. ‘오늘 할 일 내일로 미루지 말자’가 내 공부 신조입니다.
 학교수업, 방과후 프로그램, EBS 강의 세 가지에 집중해요. 사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실력이 빼어난 분들이 많기 때문에 방과후 수업이 알차요. 야간 자율학습까지 모든 걸 학교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학원 오가며 낭비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덕분에 2년간 400시간이 넘는 봉사 활동과 다양한 체험에 참여할 수 있었죠. 학급 임원, 동아리 대표를 하며 리더십도 키울 수 있었고요.
 특히 스페인어 인증시험인 DELE B1(중급)을 다른 친구들처럼 비싼 학원비 들이지 않고 학교 수업과 방과후프로그램만으로 인증시험에 통과해 무척 뿌듯했어요. 나는 고교생활이 즐거워요. 천성적으로 공부스트레스를 받는 편도 아니죠.(웃음) 물론 공부는 최선을 다해야 해요. 난 꼭 PD가 되고 싶으니까요.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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