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벽오동한의원 하수영박사
지금부터 10여 년 전에 서울대 교수출신의 어떤 분 덕분에 전국적으로 오링테스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이 분은 팔체질의학을 고안한 한의사 권도원박사님과 친분이 있던 분인데, 학교에서 퇴직한 후 이 분의 진료모습을 지켜보다가 오링테스트로 체질을 감별하는 방법을 담은 ''체질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는 책을 발간했다. 마침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던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사실 이 분에게 영감을 준 권도원박사는 오링테스트로 팔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고안한 체질진단법인 맥진을 통해 체질을 감별하여 치료를 하시는 분이다. 문제는 이 분이 논문을 통해 발표한 맥진법이 오랜 시간 맥진을 해온 한의사들이 따라 해봐도 감별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창시자인 권도원박사는 오랜 경험으로 판별을 한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감을 잡기 힘들다면 이 방법이 보편화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책을 쓰신 교수님의 경우에도 체질맥법은 너무 어려웠던 모양이다.(게다가 이 분은 한의학을 전공하신 분도 아니다.) 당시 외국에서 유행하던 방법인 오링테스트를 응용하여 체질별로 몸에 좋은 채소와 해로운 채소를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의 악력을 테스트해보는 방법을 사용하여 체질을 판별했는데, 이 방법의 문제는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른손에 야채나 약재를 들었을 때와 왼손에 들었을 때 반응이 다르게 나올 때가 많다. 뿐만 아니라 손등에 놓고 했을 때와 손바닥에 놓고 했을 때도 반응이 다르게 나올 수 있으며, 눈을 감고 했을 때와 눈을 뜨고 했을 경우도 다르게 나오는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낮에 측정했을 때와 밤에 측정했을 때가 다른 경우도 많다. 결론적으로 오링테스트로는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사상체질을 감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그럼, 체질감별을 정확하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 사람의 체형, 용모, 평소의 생리적 상태, 현재의 병증 등을 종합하면 80%정도는 감별이 된다. 나머지 부족한 20%는 체질별로 해당되는 경혈(經穴) 한 곳에 침을 놓아서 반응을 보면 거의 감별이 된다. 체질감별만 정확히 되면 어떤 병이던지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사상체질의학의 진정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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