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을 듣고서야 알아볼 수 있었던 비틀즈와 임재범의 앨범재킷 사진. 마음껏 연주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기타. 손때 묻은 작은 초와 책들. 추억을 가득 담은 올드 뮤직이 온 몸을 감싸안는 음악전문카페 ‘모크샤’의 풍경은 창 너머로 보이는 소양강과 하나가 되어 고요한 듯하면서도 정열적인 모습이었다.
그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음악이 주인인 이곳은 음악과 함께 여유를 즐기고, 음악과 함께 위안을 얻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 이곳에는 주정애(51)씨의 지난 삶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젊은 시절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늘 음악 감상실을 다녔어요. 20대 중반 저같이 음악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음악 카페를 시작했죠. 그 후 20년 동안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면서 음악에 빠져 살았어요.” 하지만 남편이 일찍 떠나고 그녀는 더 이상 그 일을 할 수 없었다. “20년이 넘게 월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음악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하지만 하나뿐인 딸 아이 대학 공부는 시키기 위해 옷 장사를 시작했지요.” 그렇게 키운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자 그녀는 다시 예전의 삶을 찾고 싶었다. 누구보다 딸이 엄마가 원하는 일을 되찾기를 바랐다. 그래서 3주전 문을 연 곳이 바로 이곳,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해방구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으로 ‘모크샤’라 이름 지었다.
커피도 차도 셀프로 만들어 마시고 먹을 것을 갖고 가도 되는 카페, 눈앞에 강을 바라보다 강바람을 쐬고 싶다면 자전거를 빌려주는 카페, 좋아하는 CD를 갖고 오면 틀어주고 분위기에 맞는 신청곡도 받지만 음악 볼륨만은 절대 줄여주지 않는 카페, ‘모크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자신만의 악기를 연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함께 하는 즉흥 연주가 되기도 하고, 신나는 음악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댄스를 즐길 수 도 있다. 때문에 직장인 밴드나 악기 동호회원들에게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공간. 이 모든 분위기를 이끄는 주정애씨는 “이 공간에서 음악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모크샤’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음악으로 소통하고 하나 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254-5265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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