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물회 ‘부부횟집’

매콤 새콤 물회의 맛있는 유혹

지역내일 2012-05-29

초여름 더위에 입맛을 잃었을 때 매콤 새콤하게 양념한 시원한 국물 맛으로 입맛을 달래주는 음식이 물회다. 석촌호수 지나 송파동 골목길에 자리 잡은 부부횟집. 물회 마니아들 사이에 꽤 알려진 우리 동네 맛집이다.




강원도 고성에서 잡은 자연산만 고집
 청청해역인 강원도 고성군 가진항에서 직송해온 자연산 활어회만 쓴다는 안내문이 간판을 비롯해 식당 곳곳에 붙어있다. ‘자연산 횟감’에 대한 주인장의 고집이 읽혀졌다. 식당 입구 양쪽에 있는 수족관에는 해삼, 멍게, 전복, 성게, 우럭, 미역치, 돌참치 등 각종 활어와 해산물을 만날 수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물회를 주문하자 커다란 플라스틱 화채 그릇에 얼음 동동 뛰어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오이, 당근, 양배추 등 각종 채소와 물회의 주재료인 가자미, 숭어를 가늘게 채 썰고 자연산 해삼을 고명으로 얹었다.

매콤한 육수, 쫄깃한 활어회의 중독성 있는 맛
 뼛속까지 얼얼할 정도로 시원하면서 새콤함이 더해진 육수 맛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가자미회와 쫀득쫀득한 해삼은 식감을 풍성하게 해주었다. 함께 나오는 소면 사리에 물회 육수를 자박자박하게 부어서 말아 먹자 아삭한 야채와 어우러져 혀 안에 착착 감긴다. 소면은 리필도 가능하다. 시원한 국물 맛이 더위를 한방에 날려준다.
 “양념 육수 맛이 좋아요. 자연스럽게 소주 한잔이 생각나요. 개인적으로는 해산물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이 집의 활어는 육질이 부드럽고 비릿한 맛이 별로 없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네요.” 직장인 이성욱씨가 전하는 물회 품평이다.
 밑반찬으로는 매콤한 물회로 얼얼해진 속을 달랠 수 있도록 바삭하게 부친 파전과 미역국이 나온다. 미역을 잘게 썰어 팔팔 끓여 낸 미역국은 심심하게 간을 해 훌훌 마시기 좋다.




어부의 서민 음식 도심에서도 인기
  갓 잡아 올린 활어를 잘게 썬 뒤 갖은 채소에 고추장이나 된장, 식초, 다진 마늘, 통깨 등을 넣어 버무린 뒤 물을 부어 먹는 물회는 바닷가 별미로 꼽힌다. 동해안에서는 고추장을 제주도, 남해안 일대에서는 된장을 주로 쓰는 등 지역별로 사용하는 소스가 약간씩 다르다.
 본래 물회는 바쁜 뱃일 때문에 끼니를 제 때 챙겨먹지 못한 어부들이 갑판 위에서 먹던 ‘패스트 푸드’였다. 비릿한 바다 내음과 생선회에 질린 어부들에게 물회는 별미였고 속풀이에도 좋아 술을 마신 뒤 해장 음식으로도 즐겨 먹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바닷가 사람들도 밥 대신 먹었다. 바닷가 인근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토속적인 서민 음식 물회가 점차 도심에서도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본래 가진항 물회는 강원도 고성의 ‘8미’ 중 하나로 이 일대 물회의 원조로 꼽힌다. 가진항이 물회로 유명해진 것은 맛을 좌우하는 오징어, 활어, 해삼 등 싱싱한 횟감이 많이 잡히는 데다 양식이 아닌 자연산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가진항의 물회 맛집인 부부횟집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송파에도 선보였고 음식점으로는 드물게 상표등록도 했다. 육수와 소스 비법을 그대로 전수받았고 자연산 횟감도 모두 가진항 등 고성 일대 항구에서 직접 공수해 온다.
 이밖에 광어, 돌돔, 숭어, 문어 등 산지에서 직송해온 활어는 시가대로 값이 매겨진다. 자연산 광어가 15~30만원, 돌돔 20만 원 선으로 다소 비싼 편. 이밖에 멍게, 성게 비빔밥도 눈에 띈다. 특히 그때그때 많이 잡히는 해산물에 따라 계절메뉴를 선보이는데 요즘엔 도루묵찌개와 구이가 계절 별미다.
 얼큰한 물회와 싱싱한 자연산 활어에 소주 한잔 걸치고 싶은 직장인들 때문에 저녁시간은 붐비므로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단체 손님을 위한 룸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다만 식당 인테리어는 여느 횟집처럼 평범하고 종업원들도 친절한 편은 아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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