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의학은 5천년의 지혜를 담고 있다. 질병을 하나의 현상으로 보지 않고 그 원인과 연결된 고리를 찾아 함께 치료함으로써 근본치료를 지향한다. 특히 질병과 연관된 우리 몸의 오장육부를 살피면서 치료는 물론이며, 우리 몸이 조화로운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 몸의 모든 부위가 중요하지만 한의학에서는 특히 대장의 기능을 중시한다. 대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 상당수라고 한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비염이나 아토피 또한 대장의 기능과 연관이 깊다고 한다. ‘한의학으로 보는 건강이야기’, 오늘은 ‘대장’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도움말 유용우 한의원 유용우 원장
우리 몸의 맑고 탁함을 결정하는 대장
최근 의학계에서는 장을 ‘제2의 뇌’라고 표현한다. 장은 뇌의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음식물을 배출하거나 흡수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독립적인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건강 열쇠를 대장이 쥐고 있다고 본다. 지혜로운 선조들은 대장의 중요성을 일찍이 알아 본 것이다. 대장은 음식물의 영양분인 진액을 흡수하는 기능과 음식물의 찌꺼기를 대변으로 만들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 음식물이 들어가면 위에서 소화가 되면서 먼저 영양분을 흡수하고 위에서 다 흡수하지 못한 영양분을 마지막으로 대장에서 한번 더 흡수하게 된다. 대장은 대장 내의 유산균으로 이 영양분을 발효시켜 진액을 흡수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장내 유해균이 많아지면 부패가 일어나면서 독소가 발생하게 된다. 대장은 대변을 만드는 발효과정에서 기본적으로 가스와 유해성분을 생산한다. 그러나 대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효와 부패의 균형이 깨지면 우리 몸의 독소가 쌓이면서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우리 몸의 맑고 탁함을 결정하는 것도 대장이다. 대장이 건강해 몸이 맑아지면 영양분이 신경과 뼈, 피부 등 우리 몸의 주요 부위로 전달된다. 반면 대장에서 만들어진 독소가 간을 통해 우리 몸 전체로 번지면 몸이 탁해지면서 등줄기를 타고 열이 올라오게 된다. 이런 열감이 뒷목이나 어깨 등에 전해지면 긴장이 되고, 뇌압이 높아지면서 머리와 눈의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코는 메마르고 건조해 지며, 입안은 마르고 잇몸은 부풀어 오른다. 귀에서는 울림증상이 심해지고, 현대인들이 느끼는 만성피로의 대표적인 증상을 느끼게 된다.
대장이 건강하면 키도 크고 총명하다
대장에 독소와 가스가 차면 몸의 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아랫배나 손발이 차가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대장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허리 아래로 순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가장 끝부분인 손끝이나 발끝, 피부, 위로는 코끝까지, 순환이 잘 안 돼 나타나는 증세가 많다. 손발이 차갑거나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며, 코 점막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비염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 몸의 피부와 호흡기 점막은 대장의 기능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장이 건강하지 못한 경우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을 앓게 될 확률이 높다. 양방에서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장내 대장균 수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아토피 환자들이 장내 유산균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대장은 영양분의 진액을 흡수해 뇌와 신경세포, 뼈와 말초 순환계, 피부 등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연유로 한방에서는 아이들의 성장저하를 대장 기능의 문제로 보고 있다. 대장이 제 기능을 못해 진액을 흡수하지 못하면 성장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장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허리 아래로 기운이 전달되지 않으니 손발은 물론이며 다리 뼈 등이 자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대장은 우리 몸의 맑음과 탁함을 결정하는 만큼 집중력이나 두뇌지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의 신체적 성장과 지적 성장에 대장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진짜 대장(大將)
섬유소가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 특히 시래기 등은 대장을 건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된장이나 청국장, 김치 등의 발효식품은 대장의 발효기능을 돕는다. 발효식품은 익혀먹기 보다 생으로 먹는 것이 더 좋다. 효소 식품은 대장의 발효기능을 도울 뿐 아니라 위의 소화과정에도 도움을 준다. 요구르트나 유산균 제제 또한 대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식품이다. 육류 위주의 식습관은 대장의 건강을 위협한다. 대장의 주요 기능인 발효와 부패를 놓고 볼 때, 야채와 과일 등의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과 발효식품은 대장의 발효를 돕고, 육류나 해물 등의 단백질 음식은 부패에 영향을 미친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은 장의 부패를 가속화해 발효와 부패의 균형을 잃게 만든다.
한약은 대장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 한약으로 대장 내 남아 있는 노폐물과 열독, 숙변 등을 해독해주면 대장의 회복이 한결 빨라진다. 이와 함께 한약으로 혈액순환을 활발히 해주면 손끝과 발끝, 피부와 호흡기 점막 등의 순환이 좋아지면서 이상증세가 개선된다. 손발이 따뜻해지고 피부에 윤기가 돌면서 비염 등의 증세도 좋아진다. 비염 환자의 경우 대장을 살리는 치료를 먼저 하다보면 저절로 비염 증세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의 건강 열쇠는 대장이 쥐고 있다. 우리 몸의 말단 장기인 대장은 사실 우리 몸의 건강을 좌우하는 대장(大將)이라고 볼 수 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