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흐르는 녹색길’을 걷다
명품‘메타세쿼이아 길’ 대전에 있었네
산디마을 산신제길, 새로운 명소로 각광
‘메타세콰이어 길’이라고 하면 흔히 전남 담양을 생각하지만 대전에도 명품 메타세콰이어 길이 있다. 대덕구에 위치한 산디마을 산신제길이 그곳이다. 1995년 대덕구가 임도를 조성할 때 심었던 묘목이 어느덧 울창한 산림을 형성했다. 그 장관에 눈이 먼저 즐거운 길이다.
‘스토리가 흐르는 녹색길’은 대덕구가 계족산을 기반으로 만든 둘레길, 로하스 200리 길 중 한 구간이다. 그 중 산신제길은 장동 산디마을 임도삼거리에서 계족산 정상인 봉황정을 잇는 길로 메타세쿼이아 길은 약 2.3㎞에 달한다. 1.8㎞인 담양의 가로수 길보다 길고 경관 또한 뒤지지 않는다. 가로수 길이 아닌 산길이라 더욱 호젓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옛 길, 이야기 옷을 입다 =
산디마을은 ‘계족산 뒤’에 있는 마을이란 의미를 품고 있다. 계족산에서 가장 위쪽 골짜기에 위치해 옛날엔 짐승들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음력 10월 3일 산신제를 지냈다. 마을에서 제를 올릴 산제당까지 굽은 산길을 걸어 올라가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했던 마음이 담긴 길이 바로 산신제길이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빠지지 않고 산신께 기원한 덕에 6.25전쟁 때도 마을에 희생자가 없었다고 믿는다. 오늘날까지 정성스럽게 제를 올린다.
부귀영화가 아닌 그저 ‘내 가족의 건강’만을 바라는 소박한 사람들을 닮아서인지 산신제길도 꾸밈없이 소박하다. 담양처럼 일자로 뻗은 길이 아니라 산허리를 둘러가는 길이다. 웅장하게 탁 트인 전망보다 고개 너머 어떤 풍경이 펼쳐있을까 설레며 타박타박 걷는 길이 산신재길이다.
안내판과 조형물이 구간별로 있어 발길을 멈추고 길에 대한 단상을 돕는다.
돌아보며 걷는 길 =
‘메타세쿼이아’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 사라져 화석으로만 존재했던 나무로 1940년대 중국에서 집단 군락을 발견해 ‘되살아난 화석’이 됐다. 이후 미국에서 품종개량을 거쳐 가로수로 사용했다. 그러나 번잡한 가로수 길보다 산 속 메타세쿼이아 길이 더 아름답다.
하늘 높이 곧게 뻗은 수형 때문에 군락지가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옷을 갈아입어 사계절 보는 맛이 모두 다르다.
산디마을 주민들은 ‘봄·여름도 좋지만 함박눈을 뒤집어 쓴 산신제길을 꼭 봐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산신제길처럼 곡선이 많은 산길은 걷다가 뒤를 돌아봐야 참 맛을 즐길 수 있다. 오를 때와 또 다른 풍경이 ‘같은 길 맞아?’라고 생각할 정도로 색다른 정취를 풍긴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도 좋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열을 지어 걸어도 좋겠다.
어느 곳이든, 누가 찍더라도 셔터 한 번에 화보 한 장씩 나올 법한 풍경이다.
2011년 착공부터 준공에 이르기 까지 이 길을 수 십 번 걸었다는 정용기 대덕구청장이 녹색길을 걸으며 말한다.
“걷는 것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과의 대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신제길을 포함한 로하스200리 길은 그 대화를 더욱 풍족하고 의미 있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녹색생태도시 대덕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 길 위에 있습니다.”
길과 나를 돌아보며 걷는 길, 산신제길이다.
문의 : 대덕구 홍보문화팀 042-608-6603
글·사진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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