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와 함께하는 대학체험

대학 탐방 프로그램(서울대), 동기부여와 목표 찾기를 동시에

지역내일 2012-05-28

학교마다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하고 있고, 대학에서도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학생들의 입학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자기주도학습이 제대로 되려면 뚜렷한 목표설정이 중요하므로 자녀들의 학습 동기부여를 위해 대학탐방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목표 없는 우리아이,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주자
목표를 정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중2아들을 지켜보다 이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대학탐방 프로그램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이런 귀찮은 행보에 찬성할 것 같지 않아 결국 당일에 강제로 끌고 가다시피 한 체험캠프.
아침부터 출발이 순조롭지 못한 것이 당연했다. “제가 거기를 왜 가야 하는데요? 저는 서울대에 가기 싫어요”라는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점심만 먹고 오자는 거짓말 반 꼬드김 반으로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출발할 때 잡음이 있었지만, 오래 만에 엄마와 단 둘이 떠나는 전철 여행이 그 다지 싫어 보이지 않는 눈치다. 단지 관심 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에 반항을 했던 걸까? 아무튼 서울대역까지 도착하는 동안 조용히 뒤 따르는 아들이 대견했다.
철쭉축제가 한참인 관악산 입구는 축제에 참가하려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울긋불긋한 등산복 차림이 마치 꽃처럼 화사했다. 서울대 입구에 도착하니 김지수 멘토(간호학과)가 여섯 명의 학생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멘토와 함께 30여분 동안 단체사진 촬영과 미술관, 경영대, 박물관, 사회대, ‘걷고 싶은 길’을 지나 규장각에 모였다. 규장각까지 오는 동안 멘토에게 학교 정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서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40여명이 모이자 규장각 설명을 담당한 멘토가 규장각 전반과 내부 한 쪽 벽면을 채운 대동여지도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홍길동전 등 국사책에 수록된 문화재들이 많아 서울대학교 박물관보다 이곳이 아이들이 공감하기에 더 낫다. 설명이 끝난 후 실내를 꼼꼼히 다 둘러봐야 답을 쓸 수 있는 미션을 아이들에게 주었고, 아이들은 설명을 읽고 답을 찾아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근대 법학 교육 100주년 기념관’ 앞에 법대의 상징인 ‘정의의 종’이 자리 잡고 있다. “머리로 이 종을 치면 전교 1등을 할 수 있어”라는 멘토의 말에 한 번씩 머리를 부딪쳐본다. “중앙도서관이 지금은 한산하지만 시험 기간에는 자리 맡기가 쉽지 않아. 전부 여기서 밤새도록 공부해. 나도 시험기간에는 30분만 자고 시험 봤어”라는 멘토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초 중학생 아이들. 그저 서울대에 입학하기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공부해야 하나 하는 표정이 읽혀졌다. 학생증이 없어 내부관람을 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언니는 아르바이트 안해요?”라는 한 아이의 질문에 “지금은 학점관리 때문에 안하고 있어”라고 말하자 “그럼 돈을 어떻게 벌어요?”라는 다른 아이의 난감한 질문에 “성적이 어느 정도 되면 근로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어. 근로 장학생이 되었기 때문에 너희들에게 학교를 소개하는 봉사도 할 수 있는거야” 라는 성실한 답변이 돌아갔다.
점심식사를 위해 공대 식당에 모였다. 내부가 깔끔한 학생식당은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며, 3000원을 내고 식권을 구입하면 자장면, 짬뽕, 볶음밥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그 중 자장면이 가장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버들골이라고 부르는 노천강당에 모여 20분간 보물찾기를 했다. 보물을 여러 개 찾은 아이는 하나도 못 찾은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는 너그러움을 보이며 3시간의 학교 탐방이 마무리 되었다.


멘토와 함께 구체적인 적성을 찾기
보통은 대학 탐방만 진행되지만, 사설업체는 3시간이 소요되는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포함시켜 진행하고 있었다. MBTI검사를 통해 학생의 성격유형을 알아보고, 직업 빙고와 명함 만들기 등 게임을 통해 관심  학과을 찾고 관련된 분야의 멘토를 정해 시험전략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아이가 영어 과목을 좋아해 영어과 학생이 멘토가 되어 학습 전략과 진로와 관련하여 질의응답으로 조언을 해주었다. 관계자는 이렇게 진행된 멘토링은 이후 온-오프라인으로 멘토와 지속적인 연계가 가능하고 배부 받은 수료증은 진로포트폴리오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처음에는 억지로 참여했던 아이가 모든 일정이 끝날 즈음에는 흐뭇해 하였다. “부산에서 올라온 형들이랑 한 조가 돼서 멘토링을 했는데, 그렇게 멀리서도 와요?” 아이는 이제야 진로결정에 아주 도움이 되고 소중한 경험임을 느끼는 듯했다. 꼭 서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체험해 보고, 대학생들이 멘토가 되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앞으로의 진로 방향을 잡아 보게 되어 유익했다.
체험행사에 같이 참여했던 문혜진(초6)양의 어머니 배정애(도봉구 거주)씨는 중앙일보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로 참가하게 되었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데리고 오느라 힘들었어요”라는 정애씨는 “중3인 큰애를 데리고 오고 싶었는데, 중앙일보에서 초등 3학년부터 6학년까지라는 제한을 둬 작은 애를 데리고 왔어요” 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렇게 사설기관을 통해서가 아니라도 소규모 단체나 개인으로 서울대학교 홈페이지에 신청할 수 있다. 매월 15일 21시에 인터넷으로 선착순으로 신청이 가능하며, 학부생으로 구성된 학교 홍보대사에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연세대는 개인적으로 견학하고 싶은 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견학 프로그램을 월요일~금요일 시행하고 있다. 재학생으로 구성된 학생 홍보대사들이 학교홍보영화 관람, 학교 소개, 질의·응답 시간, 캠퍼스 투어 등 2시간의 일정으로 진행한다. 일정은 매월 초에 공지하며 견학신청은 정기견학 3일 전까지 ‘정기 견학 신청’ 코너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2123-2068
고려대학교도 정기견학 신청으로 참여가능하며, 재학생으로 구성된 학생 홍보대사들이 3시간의 일정으로 대학생활 안내와 학교 소개(실내장소), 지망학과 홍보대사와 함께하는 캠퍼스 투어, 함께하는 응원 문화 체험 및 레크레이션 등을 내용으로 캠퍼스투어를 진행한다. 3290-2675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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