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영화 ''더로드''를 보셨나요? 영화는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는 잿빛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햇빛이 사라진 지구는 동물과 식물이 살 수 없는 세상, 바다는 오염됐고 멸망의 시간이 흐르는 지구에 인간의 삶은 처절합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가 결코 허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현실로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또한 그 결과가 다음 세대에 어떻게 나타날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환경동아리 ''더로드''는 영화 ''더로드''를 보고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청소년들이 만든 동아리입니다. 2009년 뜻을 함께한 소수의 친구들이 모여 시작했는데 지금은 21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고양시 대표 환경동아리로 성장했습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사진제공 더로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환경동아리로 성장 중
더로드는 중학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하는 환경동아리로 고양시내 10여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다. 2010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정발산과 호수공원의 생태 에코맵 만들기를 핵심 사업으로 진행해 왔다. 정발산과 호수공원에 사는 생물들과 생태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정보를 기록해 생태 에코맵을 제작할 계획이다. 또한 토종식물과 외래종 식물 알리기 캠페인과 각 학교에 토종 야생화 공급하기, 멀티탭 공급하기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환경 보호를 위한 더로드의 창의적인 활동은 지난해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2011년 포드자동차가 후원하는 글로벌 환경프로젝트팀으로 선정됐으며, 창의적인 봉사활동으로 고양시 창안센터에서 주는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년간 정발산 생태환경 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와 자료는 조만간 책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더로드는 지난해부터 활동무대를 넓혀 글로벌한 환경동아리로 성장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생물다양성협약을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활동을 펼쳤고, 조그라프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을 인터뷰한 바 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한 아시안 태평양 환경단체 포럼에 참가했고, 내년에는 해외에코탐방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더로드의 회장인 세원고 2학년 김지석 군은 "처음엔 우리동네 생태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환경에 대해 공부할수록 우리 지역 뿐 아니라 우리나라, 더 넓게 세계가 한마음으로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환경동아리라는 마음으로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지구환경 보존을 위해 연대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우리 동네 생태환경의 가치 새삼 깨달아
더로드는 처음 6명의 친구들로 시작했다. 막연했지만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일들을 꾸준히 하다 보니 주변에 함께하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백마고 2학년 이승현 군은 "에코맵을 만들기 위해 매주 정발산을 오르는 것이 좋았다"며 "후배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보며 ''우리가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백석고 2학년 정승민 군은 "처음엔 6명이 모여 매주 활동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는데 3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후배들도 많아지고 조금씩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더로드의 회원들은 학교별로 자체 동아리를 만들어 환경공부와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오마중과 양일중, 세원고에서는 더로드를 학교 공식동아리로 인정하고 있다.
더로드 회원들은 매주 정발산과 호수공원을 다니며 우리 지역 생태환경의 가치를 새삼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대진고 2학년 김남희 양은 "정발산 에코맵을 만들며 엄청난 모기떼의 습격을 받기도 했고 벌레 떼들이 달려들어 힘들었지만 그곳에서 자라는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가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회원들이 늘어나자 정발산에 이어 호수공원 에코맵을 만들기 위한 활동도 시작했다. 오마중 3학년 김민성 군은 "호수공원을 다니며 자세히 봐야 보이는 다양한 곤충들과 청솔모를 발견해 기분이 좋았다"며 "도시에 살면서 자연과 숲을 접하기 쉽지 않았는데 동아리 활동을 하며 이렇게 자연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오마중 3학년 진홍철 군은 "평소 호수공원을 다녔을 때는 보지 못했던 청개구리와 매미나방알집을 발견하고 정말 신기했다"며 "몰랐던 생물들을 발견하고 새롭게 배우면서 우리 주변 생태환경의 가치를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인터뷰 더로드 회장 세원고 2학년 김지석 군
생태환경 가치 분석해 세상에 알리는 환경컨설턴트가 꿈
친구들과 함께 더로드를 만들고 활동해 온지 3년째. 김지석 군은 이제 환경운동은 자신의 삶의 일부가 됐다고 전한다. 더로드 덕분에 진로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길로 정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생태환경 가치를 기업과 세상에 전하는 환경컨설턴트의 꿈을 키워갈 예정이다.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학교 친구들과 더로드를 만들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모두 다른 학교로 흩어지게 됐어요. 대신 각자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더로드를 알리고 활동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게 됐습니다. 처음 활동을 할 때는 사람들이 우리 마음을 알아줄까 싶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주니 지금은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여름 김지석 군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생물종을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자전거를 타고 호수공원을 돌며 홍보를 하다가 호수공원의 아름다움에 푹 빠지게 됐다. 무수히 많은 생물들이 서식하는 호수공원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생태계의 보고였다. 더로드 활동이 아니었다면 미처 깨닫지 못했을 소중한 경험이라고 한다.
김지석 군은 "우리가 만든 에코맵이 정발산과 호수공원 등 우리지역의 환경을 보존하고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며 "더로드가 걸어가는 길이 지역 생태계를 보존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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