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사람들 - 양지노인복지관 노인성상담센터 육익수 성 삼담사
부끄러울 것도, 추할 것도 없이 성에는 정년이 없다!
싱그러운 오월의 중순, 희끗한 머리카락과 이마의 주름살은 세월을 비켜가지 못했지만 언제나 마음만은 청춘이라 노래하는 육익수(67)씨를 만났다. 그는 전주시 평화동 양지노인복지관 노인성상담센터(063-282-8899. http://knowin-love.hopeyj.com)의 성 상담사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의 성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것은 이미 오래 전. 가까운 이에게 오히려 털어 놓을 수 없는 노인들의 성문제에 대해 듣고 함께 고민해 주는 역할을 하는 육익수씨를 만나보았다.
상담사 선배의 권유로 성 상담 시작
육익수씨는 정년을 준비할 즈음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노년교육지도사 과정을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상담강의를 맡아 한 교수님에 대한 호감으로 상담을 접하게 되었다.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해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상담을 하는 사람이라 그러리라 여겼지요. 그래서 저도 집사람이건 손주들이건 상담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전문가과정까지 자격을 갖춘 뒤 양지노인복지관 개관 때부터 힘을 보태고 있던 선배 상담사의 권유로 성 상담센터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양지노인복지관은 2008년 8월에 개관, 같은 해 12월에 노인성상담센터 문을 열었다. 육익수씨는 어르신들과 함께 한 3년 반이란 세월의 경험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노인의 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때임을 강조한다.
성 상담센터 안에는 현재 5명의 성 상담사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중 육익수씨는 청일점이다. 성에 대한 고민 상담이 여성보다 남성의 사례가 많다보니 남성 상담사가 꼭 필요하다.
부부애로 다져가는 노년의 아름다운 성
고령화로 노인 인구는 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 연령은 젊어 성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는 추세다. ‘늙은이가 좀 참지’ 하는 사회적 인식에서 일반인들도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
사실 노인의 성문제가 이미 사회문제로 정착한지는 오래지만 이것 또한 겉으로 드러난 일부분일 뿐이다. 노인의 성문제는 드러난 문제점보다 훨씬 더 깊숙하게 고리들로 엮여있다.
그래서 나름 남들보다 조금 ‘깬 사람’이라 자칭하는 그는 신뢰와 믿음으로 아내와의 사랑을 나눈다. 늘 용모를 단정히 하고 말을 공손히 하는 것은 물론 아내를 상하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의, 아름다운 인생을 함께 살아갈 동반자로 인식하고 최선을 다하며 친밀감을 키운다.
젊었을 때 사랑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나이 들수록 부부가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힘들 때 기댈 수 있고 서로에게 부족한 면은 채워주는 것이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가야 할 이유이다.
노년기의 성 아름답게 승화시켜야
육익수씨가 양지노인복지관 노인성상담센터에서 일주일에 두 번 하는 성 상담은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 중 하나이다. 배움에 비해 보수는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지 못 하지만 육씨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으며 정년 후에도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성적인 관심을 운동이나 취미활동으로 돌리는 것처럼 노인에게도 성적욕구를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합니다. 꼭 성교가 아니라 대화나 느낌공유, 스킨십 등을 권하는 편이지요. 젊은이들은 성적인 욕구를 가지고 사는 노인들을 이상하게 여길지 모르겠으나 성적인 욕구는 살아있는 동안 누구나 가지는 기본욕구지요. 그것은 부끄러울 것도 추할 것도 없는 정상적인 욕구이며, 오히려 일반인들의 인식전환이 더 필요한 때입니다”라고 말한다.
늙은이라 젊은이들처럼 정열적인 사랑은 아니더라도 지혜로움과 현명함으로 사랑을 찾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육익수씨는 “다시 꿈을 꾸게 되고 사랑도 찾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몸은 세월에 무너져도 마음만은 청춘임을 대변한다.
육씨는 마지막으로 “성상담센터에서는 집단상담으로 솔로클럽과 부부클럽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화나 인터넷, 방문, 출장상담 등 다양한 형태로의 성 고민 상담도 환영한다”며 노인들의 성상담에 적극적인 멘토역을 자청한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