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쌤 문정고 박유경 교사

‘사교육 없는 교육’ 실천이 큰 보람

지역내일 2012-04-18

“토론논술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스스로 말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글쓰기 형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다신 한번 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론논술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으로의 입시를 성공적으로 치르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공부한 내용들은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문정고등학교 사회경제 관련 토론논술반을 이끌고 있는 박유경(국어·48)교사의 말이다.
사교육 없는 교육 실천과 함께 평소 학생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학생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상담에도 특히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박 교사. 그의 이야기를 펼쳐본다.

노력하면 반드시 길은 있다
무남독녀인 박 교사. 그의 어린 시절은 우리가 생각하는 공주 같은 외동딸로서의 생활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부유하게 생활하던 그에게 시련이 닥쳐온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 물건 곳곳에 차압 딱지가 붙었다. 서둘러 피신한 곳이 이모집. 유달리 똑똑하고 영특했던 박 교사는 11살 나이에 사촌 동생들과 이웃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는 가정교사노릇을 맡아 아이들을 가르쳤다.
중3때 가족이 함께 울산에서 살게 됐지만 옛날 같지 않은 가정형편상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늘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박 교사에게 희소식이 날아든 것은 울산여고에 진학할 즈음이었다. 현대중공업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회장이던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장학금 수여식에 참여했어요. 공부 잘 하는 학생 6명이 장학금을 받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들도 모두 참석했죠.”
 박 교사는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아픈 기억이 하나 있다. 작업복을 입고 급하게 뛰어온 아버지가 부끄러워 아버지를 보고 미소 한번 짓지 못했던 것.
 “그때만 생각하면 아버지께 죄송해요. 제가 그땐 어렸기 때문에......”
대학교 진학 후에도 현대중공업에서 수여하는 장학금을 받아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박 교사. 그때의 기억으로 그는 자신 있게 학생들에게 말한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노력하면 반드시 길이 있다”고.

논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2009년 문정고에 부임한 박 교사는 부임과 함께 사교육 없는 교육 실천의 일환으로 사회경제 관련 토론 논술반을 이끌기 시작했다. 사회경제 관련 토론 논술반은 사회와 경제, 정치 등의 분야의 대학 기출 논술과 관련해 토론, 토의, 논술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의 모든 자료는 박 교사가 직접 찾아 정리해 책으로 만든다. 그가 만든 논술책은 1년에 4~5권에 달한다. 학생들은 준비된 자료로 배경지식을 공부하고 토론을 거쳐 주제를 찾는 일부터 시작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원탁토론과 찬반을 나눠 토론을 진행하는 세다 토론 등 다양하게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 과정이 끝나면 자신들의 생각과 결론을 글로 써내는 논술 시간이다. 학생들이 처음 작성한 글은 하나도 빠짐없이 박 교사의 ‘매의 눈’을 거쳐 첨삭이 더해진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또 한 번 상대방의 글을 읽고 평가하는 절차를 거친다.
 박 교사는 “배경지식의 정리와 문제제시, 토론, 토의, 글쓰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또 일부분으로 전체를 파악하는 연습도 가능하다”며 “학생들의 놀라운 변화와 사교육 없이 논술전형에 합격하는 대입결과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을 잘 다루는 것은 ‘재능’이다
사교육 없는 교육 실천과 더불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과의 관계. 교사로서 또 담임으로서 많은 학생들을 이끌어야 하는 박 교사는 학생들을 대할 때 그들의 장점을 먼저 보려 노력하는 교사이다. 주관적인 관점이나 비교의 잣대 없이 학생들 하나하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한다.
 “1번부터 39번까지 39명의 학생들이 있지만 그들 한명 한명은 모두 다릅니다. 학생들을 잘 다루고 이해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재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지혜와 기다림이 필요하죠.”
 학생들의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그는 1년에 4차례 체계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적인 상담 외에 지도가 좀 더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수시상담도 늘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피라미드의 주인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피라미드를 만든 이름 없는 노예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세상은 이름 없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완성되어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배려와 세심함으로 모든 학생들의 좋은 면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또 그들 뒤에 숨은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