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돈’의 개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주는 ‘용돈’이 대부분이지만 어릴 때 시작한 용돈 교육은 성인이 돼서도 소비생활과 경제관념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한밭대 경제학과 유덕위 교수는 “원하는 것을 무조건 다 해주지 말고, 본인이 노력해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한다”며 “청소년기부터 소비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하고, 소비와 관련한 적절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용돈은 초등 고학년부터 주 단위로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대전경실련의 어린이 경제교실 특강에 참여하고 있다.
돈의 소중함, 합리적인 소비 가르쳐야 = 돈은 버는 것보다 올바르게 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재원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유성구 A중학교에 다니는 김정진(16·3학년)군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버지가 용돈을 달러로 주셨어요”라며 “처음엔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고, 잔돈까지 챙겨야 하는 것이 귀찮고 번거로웠지만, 이제는 요령이 생겨 좀 더 많은 금액을 확보하기 위해 환전하는 시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 군은 용돈을 통해 환전의 의미와 은행을 이용하는 또 다른 방법을 익히고 있다. 김 군은 이제 은행에 가면 은행원 누나가 “또, 용돈 받았냐?”며 먼저 아는 척을 해 준다고 말한다.
김 군은 “나중에 글로벌 직업을 택하고 싶은데, 지금 용돈을 달러로 받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이세창(46·유성구 어은동)씨는 “고등학생인 아들한테 중학생부터 용돈을 통장으로 주기 시작했다”며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쓰는 것이 귀찮겠지만, 자신이 필요할 때 규모 있게 준비하는 경제 개념과 준비성이 생긴 것 같아 아이의 미래를 위해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대전경실련 이현호 팀장은 “아이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용돈을 주는 것이 경제교육에 도움이 된다”며 “돈의 규모 안에서 계획소비를 할 수 있고, 저축에 대한 인식과 은행이라는 기관에 대한 체험교육을 할 수 있는 좋은 교육”이라고 말했다.
용돈으로 하는 사회적 기부 =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용돈을 주기 시작한 김일희(47·유성구 도룡동)씨는 “일주일에 500원씩 주다가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500원씩을 올려줬다”며 “처음엔 주는 대로 다 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용돈을 모아 사용하는 계획성 소비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는 통장으로 용돈을 줬고, 일부는 유니세프에 후원하고 있다. 물론 아이와 토론을 해서 결정했다.
한밭생협 회원인 정지선(43·서구 둔산동)씨는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이 사는 것을 무조건 갖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며 “생협에 장을 보러갈 때, 아이와 함께 가서 좋아하는 초콜릿을 사면서 공정무역과 친환경 상품에 대해 설명해주고 구입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 씨의 딸은 무조건 친구들이 가진 것을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줄었고, 매달 받는 용돈의 일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어느 때부턴가 10대 청소년들이 소비주체로 부상했다. 충동구매 욕구가 강한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꼭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의 소비심리를 이해하고, 건강한 소비문화를 형성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알기 쉬운 경제관련 도서를 통해서 청소년들한테 올바른 경제교육을 권하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지역본부는 ‘알기 쉬운 경제교육’이라는 도서를 비치해 놓고 경제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도 경제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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