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황토 고구마'' 대박

"종순 얻자" 전국서 발길 … 전국 유통량 60%공급

지역내일 2012-05-18
전북 익산시 삼기면 등 북부권은 온통 ''붉은 땅''이다. 미륵산을 중심으로 광활한 황토밭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황토밭에 높낮이가 크지 않은 알맞은 기후는 마(麻)나 고구마 등을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만들었다. ''마''와 얽힌 백제 30대 무왕의 서동 설화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말이다. 익산 북부권의 고구마 재배면적만 910ha로 전국(1만92ha)에서 세번째로 넓다. 고구마의 씨앗인 종순(種筍)의 60%를 익산 농민들이 공급한다. 전국에서 재배하는 고구마 대부분의 고향이 익산인 셈이다.
고구마 종순을 밭에 옮겨심는 5월, 익산 북부권 고구마 단지는 전국에서 몰려든 도매상들로 북적인다. 고구마는 4월 하순부터 6월 초까지 종순을 심어 120일이 지난 후에 수확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우수한 종순을 얻기 위해 익산을 찾는 것이다.  국내 고구마 주산지인 전남 해남, 경기 여주에서도 종순만큼은 익산에서 가져갈 정도다. 4개 농업법인을 중심으로 120여 농가가 1주일 이상의 선주문을 받아 놓은 상태다. 종순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4월 초순 100주 1단에 3500~4000원으로 출발한 가격이 5월 초순부터 9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거래가격인 7500원보다 20% 상승했다. 익산시는 올해 종순 판매로만 135억원 이상의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가을에는 이미 전국적 명성을 쌓은 ''탑마루 고구마''를 연간 1만4000톤 이상 생산한다. 익산 탑마루 고구마는 10kg 한 상자에 5만원 선에서 팔리고 있다. 
이는 우수한 재배여건에 농업기술센터와 농민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익산시는 지난 2009년 병해충에 강한 ''무병묘 조직배양실''을 전국에서 처음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일반 농가에서 생산하는 고구마 종묘의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품질이 저하되는데 반해 조직배양실에서 생산되는 종묘는 바이러스 감염률을 20% 이하로 낮췄다. 우수한 종자에 농민들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종순 생산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것이다. 익산시 농업기술센터 이재열 담당은 "농촌 인건비 상승 등도 타 지역에서 종순 생산을 어렵게 하고 있어 익산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전국적 명성이 품질향상을 부추기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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