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동아마이스터고 비즈쿨(BizCool)동아리

“고등학교 2학년, 창업부터 폐업까지 해봤다”

‘비즈쿨’, 리더십과 경제교육 가능한 창의적체험활동

지역내일 2012-05-15 (수정 2012-05-15 오후 4:46:33)

비즈쿨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의 합성어로 ‘학교교육과정에서 비즈니스를 배운다’는 의미다. 학교교육과정에 포함되지만 교육과학부가 지원하지 않고, 중소기업청(중기청)이 비즈쿨 학교로 지정된 초·중·고교에 창업교육비를 지원한다.
테마가 창의적체험활동으로 중기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창업교육, 창업캠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등학교엔 5000만원, 초·중학교엔 1200만원을 연간 지원한다.
동아마이스터고 비즈쿨 담당 김진구 교사는 “비즈쿨은 창업부터 폐업까지 해볼 수 있는 활동인데, 기업가 정신을 배워 위기극복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아이템을 개발해 창업하는 과정에서 브레인스토밍 기법, 글쓰기, 프리젠테이션 등을 연습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창의적체험 활동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비즈쿨은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만의 교과가 아닌 일반고에서도 학생들의 리더쉽과 경제교육을 위한 좋은 창의적체험활동”이라고 강조했다.


비즈쿨 통해 고2 때 취업결정
비즈쿨 동아리 회원 김진필(2학년)군은 “처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했을 때는 당황해 아무기억이 없었는데 ‘잘하고 싶다’는 오기가 생겨 비즈쿨 활동을 하게 됐다”며 “비즈쿨은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발표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고, 지금은 무엇을 시켜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 군은 인문계고 진학을 원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동아마이스터고에 진학했다. 진학 후 비즈쿨 활동을 통해 미국과 중국으로 캠프와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으며, 발명품 대회와 창업관련 활동을 했다.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받은 경력이 화려하다.
김 군은 2학년이지만 삼성장학생으로 선발돼 이미 취업이 결정됐다. 부모님도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비즈쿨은 학생들에게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프로그램이 아니다. 창업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창업아이템 개발을 위해 팀원들간의 브레인스토밍과 새로운 아이템 기획으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발표자료 작성 및 발표기법을 배우고 발표연습을 통해 첫 대회를 경험한 학생들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평생직장이 없는 요즘의 상황에서 고교시기 창업교육을 받았던 능력을 발휘해 직장에서 은퇴 후 언제든 준비된 CEO가 될 수도 있다.
김 교사는 동아마이스터고에서 비즈쿨 활동을 돕는 조력자다. 지난 5월 3일 초·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동아마이스터고에서 비즈쿨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내성적인 성격도 자신감 키울 수 있어
김 교사는 “학교에서 하는 적성검사나 MBTI(성격유형검사)검사 등은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이나 지식에 한정된 것일 뿐이기 때문에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내성적인 학생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쿨 동아리 회원인 김수영(3학년)군은 “1학년 때 어느 작은 기업의 CEO 특강을 들었는데 ‘기술적인 것들은 한계가 있다. 한사람이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는 그 사람의 인성에 달려있다’는 말에 감동받아 비즈쿨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영군 또한 내성적인 학생이었지만 비즈쿨 활동을 통해 여러 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김수영군은 ‘삼성모바일 디스플레이’에 엔지니어로 취업이 예정돼 있다.
창업교육을 하는 동안 진로에 대한 마인드교육도 병행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진로탐색과 비전을 갖게 된다. 비즈쿨 활동에는 기업의 CEO들을 초빙해 특강을 하기도 하는데 이때 영향을 받아 진로를 결정하고, 비즈쿨 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현재 비즈쿨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 초·중·고 학교는 124개교이다. 중기청이 비즈쿨 사업에 연간 지원하는 예산도 50억원에 이른다.
동아마이스터고 1학년은 정규교과로 ‘창업교육’을 받고 있고, 교과이외 비즈쿨 동아리 활동 중인 학생은 60여명이다.
지난해 동아마이스터고 비즈쿨은 대전·충남에서 한 학교만 선발하는 우수동아리로 선정돼 중기청에서 지원금 7000만원을 받았다.
김 교사는 “누구나 다할 수 있는 창업은 국가 경제 발전에 의미가 없다”며 “고용과 경제적인 창출이 가능한 창업만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기고 - 동아마이스터고 김진필


제 목: “비즈쿨이 인생을 바꿨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중학교까지는 정말 생각 없이 생활한 학생이었다.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고, 어른이 돼서 무엇을 하면서 살 것인지 잘 몰랐다.
아무생각 없이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을 기록하면서 ‘외교관’이라고 적었다. 그 이유는 돈도 많이 벌고, 외국에 자주 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한 이유는 오직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려는 수단이었다. 그렇게 중학교 1학년, 2학년을 지내면서 어느 순간 막연하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 주말 밤에 우연히 어릴 때 내가 쓴 일기를 읽었다.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오늘은 책에서 읽은 과학자처럼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내 품어보았다. 엄마는 안 된다고 했지만 나는 꼭 닭을 만들 것이다.’
이 일기 때문에 마이스터고에 입학하게 됐다.
일기를 읽은 그날 밤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유치원, 초등학교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내가 좋아했던 많은 것들을 떠 올렸다. 그러던 중 동아마이스터고를 알게 됐는데, 당시에는 동아마이스터고가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모님은 내가 동아마이스터고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 반대를 많이 하셨다. 그 이유는 ‘그곳은 미래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중학교 3학년 3월부터 부모님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일기에 썼던 “나는 꼭 닭을 만들 것이다”라는 생각을 마음에 두고….
꿈이 시작되는 시간은 열정적인 시간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성적관리를 통해 마이스터고에 입학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엔 비즈쿨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어 삼성에 SSAT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면접 볼 때 비즈쿨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  비즈쿨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 진로를 결정하게 됐고 ‘내 뒤에는 절벽’이 있다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중학교 때의 나처럼 여러분들도 방황하고 있다면, ‘나는 꿈이 없어’ 라고 포기하지 말고 어릴 적 꿈이 있던 과거로 되돌아가보는 시간을 가져 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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