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다가온다
이제까지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은 방송이라는 매체로 인해 청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클래식을 들어야만 고상한 것 같던 예술은 이제 순수예술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대중에게 더욱 쉽고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전문가스러운 단어가 아닌 쉬운 말로 설명을 곁들이고, 예술의 어두운 면까지 부각시키며 선정적인 소재를 통해 잊지 않도록 하는 친절까지 베푼다.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때는 약간은 기분이 상하기도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교감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예술교육, 과연 무엇일까?
방송을 통해 예술을 접할 기회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로 인해 아이가 예술가가 되기를 바라거나 예술의 향기를 누릴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예술교육의 현장으로 인도하는 일도 보편화되었다. 예술을 향유하며 아름다운 생애를 누리는 것이 예술교육의 목표일진데, 그 많은 예술교육의 과정들을 들여다보면 교육과정이나 목표설정이 모호할 때가 많다. 창의성이 기본이 되어야 할 예술이 채점식 입시제도로 인해 기능적 접근에만 주목하게 되고, 또한 도제식 교육구조는 가르치는 사람의 아바타를 만드는 작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예술을 자연의 감성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유아기의 예술교육, 학업성취도를 높인다
유아교육 세미나 참석 차 한국에 왔던 계량경제학자, 제임스 헥크만은 유아교육에도 남다른 혜안을 가지고 있어 주목 받는 경제학자이다. 한국인 제자들이 있어 한국 교육의 실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그는, 옛 과거시험은 계산 능력이나 암기력이 아니라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한 폭넓은 지식을 물었다면서 요즘의 한국 교육은 시험보는 테크닉 본위가 된 것 같아 우려스럽다는 말을 했다. 그는 또,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들면서 유아기의 교육의 질이 학업의 성취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친화력, 인내력 같은 인성의 함양에도 특별히 효과가 있음을 전공대로 계량적으로 입증해 내기도 했다.
먼저, 미술관으로 가자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100년도 더 전에 미술관 학습을 교과수업으로 인정하고 있고, 해외의 유수한 미술관은 자신들의 소장품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과과정과 연계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아이들은 선생님의 인솔 하에 바닥에 앉거나 간이의자에 앉아 설명을 듣고 토론하고, 작품 하나를 골라 비슷하게 그려본다. 한국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는 이방에서 저 방으로 분주히 자리를 옮겨 많은 전시물을 ‘섭렵’하거나 숙제용 인증 샷이나 인증 필기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말이다. 진지한 예술교육은 가장 높은 수준의 창작물을 접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음악은 뇌의 성장을 돕는다
유아 시기는 창의력, 논리적 사고, 도덕성, 감성 등의 특질이 결정되는 ‘결정적 시기’로 이 시기의 음악은 두뇌를 자극해 뇌의 성장을 도울 뿐만 아니라 정서적 발달에도 크게 관여한다. 청각은 오감 중에서도 아주 빨리 발달하는데 태아는 6개월 정도면 청각기능을 완벽하게 갖추게 된다. 자극을 받기가 힘든 다른 감각기관에 비해 소리에 더 민감해진다. 일찍부터 뇌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태교음악의 중요성은 그래서 강조된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꾸준히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 아이는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임신 때 듣던 음악이나 엄마의 목소리에 편안함을 느낀다.
음악교육은 단계별로 차근차근2살부터 3살까지는 음정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는 시기다. 엄마가 부른 노래를 곧잘 따라 부르는 시기다.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을 즐기는 시기이기도 하다. 리듬감을 키워 줄 수 있는 활동을 하자. 리듬에 맞춰 박수를 쳐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3살이 넘어서면 자기가 직접 단순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한다. 이런 활동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어야 한다. 악기를 배우는 것은 4살 이후가 적당하다. 유아의 발달 속도나 인지 능력을 고려해서 가르쳐야 한다. 너무 많이 들려주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 하루 내내 틀어 놓는 ‘배경음악’은 아이의 두뇌에 별다른 자극을 주지 못한다.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정도의 시간 안에서 자주 들려주는 것이 좋다.
발레, 성장단계에 맞는 테크닉
정통 클래식 발레는 골반을 밖으로 돌리는 턴-아웃이라는 테크닉이 기본인데, 이를 제대로 습득할 수 있는 시기는 척추와 골반이 완성되는 9세 이후다. 그 이전이라면 대체로 뒤꿈치를 들고 걷는 워킹이나 터닝 등 클래식 발레 중 어린아이에게 적합한 동작을 구성한 ‘유아 발레’ 프로그램은 생후 30~36개월 사이로 교사의 말과 동작을 80%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연령이 너무 어린아이에게 과도한 근력 운동은 좋지 않기 때문에 대체로 5세 정도가 발레를 시작하기 적절한 연령대로 본다.
예술을 향유하면서 아이들이 행복감을 느끼는데 조그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예술가로서의 나의 삶도 그만큼 보람이 있지 않을까? 음악을 들려주고 나서 느낌을 말하는 아이를 보며 자기만의 색깔로 예술을 음미하고 있음을 느낄 때 예술가는 비로소 행복해진다.
박정덕 대표
現) 한국방송예술아카데미(주)
現) 드라마키즈 어린이연기학원 원장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프랑스 ISSY 음악원 졸업
초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휘
국제예술대학 교수 역임
용인국제학교 교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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