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사립유치원 연합회 인형극 ‘내가 외톨이였을 때’
우리 유치원 원장님이 인형극에 나온대요!
-가정의 달맞이 북부사립 유치원생들에게 특별한 선물 마련
빛나는 눈을 가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유치원 원장들이 뭉쳤다. 바로 왕따 문제를 다룬 교육상황극 ‘내가 외톨이였을 때’를 공연하기 위해서다. 북부사립유치원 연합회(회장 이명희) 소속 원장들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유치원생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인형극을 마련했다. 이 인형극은 지난 4일과 10일 노원구민회관에서 공연됐다.
기획부터 연기까지 모두 맡아
유아기 때부터 학교폭력과 왕따의 문제점을 바르게 인식시키고 예방하기 위해서 올려 진 인형극 ‘내가 외톨이였을 때’는 북부사립유치원 연합회 원장들이 모여 기획하고, 극본부터 연출, 무대장치, 연기까지 남의 손 하나 빌리지 않고 직접 준비해 선보인 것이다.
북부사립유치원 연합회장 이명희 원장은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우리 어린이들에게 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원장들의 뜻을 모아 인형극을 공연하게 됐다”며 “어린이 교육에 바쁜 시간을 보내는 원장들이 자신들의 시간까지 쪼개가며 열심히 연습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겠다는 일념으로 열정을 쏟았다”고 말한다.
공연 전 입장하는 아이들의 시선은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두솔유치원 나상현(남, 7세)어린이는 “인형극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도 인형극을 본대요. 정말 기대돼요. 나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괴롭히면 저도 같이 혼내줄래요”라며 시작 전부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500석에 넘는 객석에 유치원생들이 모두 자리를 잡자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됐다.
왕따 안 돼!!
공연은 유치원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귀요미, 씩씩이 등이 다니는 유치원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부끄미가 오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부끄미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친화력이 부족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왕따를 당한다. 평화로운 것 같지만 사실 유치원에서는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친구들에게 놀림 받고 왕따 당하는 것이 속상한 부끄미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은 계속 부끄미를 괴롭힌다. 그러던 중 유치원에 도둑들이 들어와 친구들을 모두 잡아간다. 도둑들은 친구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팔아넘긴다고 겁을 주며 밥도 주지 않고 매를 때린다. 친구들은 도망치려 해보지만 역부족이다. 친구 중 하나가 부끄미가 와서 도와줄지 모른다는 기대를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그동안 괴롭힘을 당한 부끄미는 오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부끄미에게 했던 행동들을 후회하기 시작한다. 모두 다른 곳으로 팔려지는 찰라 부끄미는 친구들을 위해 나타난다. 부끄미는 나쁜 도둑들을 물리치고 드디어 친구들을 모두 구해낸다. 친구들은 모두 부끄미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다시는 친구를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고 사이좋게 지낼 것을 결심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유치원생들은 주인공들과 한 몸이 됐다. 친구들이 부끄미를 놀릴 때 친구들끼리 그러면 안 되다고 소리 높여 충고를 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도둑들한테 잡혀갈 때 ‘잡아가지 마!’를 외치기도 했다. 부끄미가 도둑들을 물리칠 땐 마치 자신이 싸워 이긴 듯이 기뻐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무언가 큰 것을 다짐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친구들과 앞으로 더 사이좋게 지낼 것을 다짐했다.
지속적인 사회참여 함께 고민
이번 인형극에서 연출을 맡고 극본을 직접 쓴 이소영 간사는 “인형탈을 쓰고 움직이며 연기하는 것은 전문 연기자도 무척 힘든 일인데, 적지 않은 나이의 원장들이 땀을 흘려가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때로는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힘들 때도 있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데 조그만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라며 감회를 밝혔다.
또한 이번 극에서 성우와 사회를 맡은 윤정 유치원 양정선 원장은 역시 “올해 처음 만든 행사지만 앞으로 이런 뜻 깊은 일을 계속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며 “이 모임에서 이뤄진 열정이 일회성에 그치지지 않고 재능기부와 같이 지속적으로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고민해 내년, 후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바탕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인형극 ‘내가 외톨이였을 때’는 10일 노원구 대상 유치원 공연이 마치고, 14일 도봉구민회관에서 3회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김옥기 리포터 bjoc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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