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하는 일 중에 하나가 건지산 자락에 위치한 오송제 길을 산책하는 것이다. 푸른 오송제 편백나무 숲길을 넘어 물줄기를 따라 걸으면 도심 속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오송제 길 나무 다리를 걷고, 잠시 오두막에 앉아 햇빛도 피해간다.
몇 년 새 눈에 띄게 오송제가 변하고 있다. 주변 환경도 깨끗해지고 자연 생태를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이렇게 오송제 가꾸기에 적극 나선 시민들을 만났다. 환경에 관심이 많고 지역발전에 적극적인 시민들이 모여 ‘오송제 지킴이’란 이름으로 현재 67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었다.
회원들 매월 한 차례씩 환경정화
오송제 지킴이는 30대에서 70대까지 주부, 직장인, 자영업 등 다양한 나이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여 활동 중이다. 매월 둘째주 수요일 월례회의는 오송제에서 한다. 간단한 공지와 함께 바로 이들이 하는 일은 쓰레기를 줍고 제초작업을 하는 일이다.
매월 하는 일이지만, 줍는 손보다 버리는 손이 많아 야속할 때가 있다. 매월 50리터 쓰레기 봉투가 5~6개 나올 정도.
간혹 낚시꾼들도 온다. 오송제에 있는 토종 물고기를 잡아가고 각종 쓰레기를 투기하기 때문에 불법 낚시꾼을 단속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올해 식목일에는 LH직원들과 회원들이 모여 홍단풍나무를 심었다. 자연환경을 가꾸고 자연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활동이다.
오송제 지킴이 양순기 회장은 “오송제는 원래 조그마한 소류지였는데, 도심 속 오송제를 잘 개발해서 둘레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오송중학교와 협약식을 열어 아이들 생태학습 공간으로도 활용해 나가고 있다.
<사진설명 : 도심 속 초록 생명의 기운이 충만한 오송제 모습>
오송제 환경적 보호 가치 높아
도심 소류지인 오송제에는 ‘낙지다리’ 군락이 조성되어 있다. 습지식물인 ‘낙지다리’ 군락이 형성된 것은 흔치 않다. 낙지다리는 희귀멸종위기 식물이다. 또 오송제에는 다양한 수생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학술적·생태적 가치가 크다. 오송제를 지켜야 할 이유다.
오송제에는 식물뿐 아니라 매년 철새들도 늘어나고 있다. 새들이 많다는 것은 습지 생태계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송제를 지키는 가장 근본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개발이 아닌 생태적인 환경을 생각한 개발이다. 그래서 오송제 지킴이 회원들은 오송제 편백나무숲 가로등 설치를 반대한다.
숲속 도서관 만들고 싶은 게 바람
양순기 회장은 “환경지킴이 활동을 하며 서로를 위하고 도와주는 손길을 바라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든다”며 “덕진구 주민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환경지킴이란 생각을 가지고 최대한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면 귀중한 환경이 될 것”고 말했다.
이들 회원들은 오송제를 알리기 위해 백일장 사생대회(9월)와 오송제 편백나무에서 숲속 음악회를 열어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회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오송제를 지켜나가다 보니 자연 생태계가 좋아져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회원들은 오송제 편백나무 숲에 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숲속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게 한 가지 바람이다.
앞으로 오송제는 살아있는 도심 저수지로 조성해 전주시의 대표적인 생태교육공간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전주시 송천1동 주민센터 강창수 동장은 “오송제를 지키기 위한 행정적 지원을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자연생태계를 그대로 보존 관리해 우리 후손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 또한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송제 지킴이는 그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아니더라도 오송제 습지를 보호하고자 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문의 : 010-9629-8880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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