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산새’ 다섯 번째 기획전, 설치작가 권기주 ‘화를 풀다’전

이쑤시개, 미술작품으로 탈바꿈

지역내일 2012-04-10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이쑤시개가 평안과 여유를 선사하는 미술작품으로 변신했다.
쌍용동에 소재한 복합문화공간인 북카페 ‘산새’는 다섯 번째 기획전으로 설치작가 권기주씨의 작품들을 모아 4월 한 달 동안 전시회를 갖는다. 



‘화를 풀다’란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작품 재료에서부터 관심을 끈다. 50호가 넘는 대형 설치작품 10여점의 재료는 생활에서 친숙하게 사용하는 이쑤시개. 지름 6cm에 불과한 수백 수천 개의 이쑤시개들이 작가의 손을 통해 특별한 설치작품으로 변모했다.
작가가 이쑤시개를 작업에 활용한 것은 2003년부터. 초기에는 한국화 특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로 이쑤시개에 먹물을 붓거나 뿌린 뒤 대형화판에 이쑤시개를 하나하나 붙였다.
요즘은 아이디어 스케치 단계에서 색상을 선택한 뒤 그 색상을 나타내기 위해 다른 색상을 배합해 이쑤시개를 염색하고 말리고 또다시 염색하기를 반복한다. 원하는 색상이 나오면 대형화판의 중심에서부터부터 이쑤시개를 부착한다. 중심에서 형태가 변화하면 이쑤시개를 잘라서 붙이기도 하고, 화면을 분할해 붙이기도 한다.
마무리가 끝나면 코팅제로 작품 표면을 처리한다.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표면처리까지 한 작품 완성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한 달 가량. 완성 작품은 빛의 효과와 색채의 매력에 힘입어 감상자로 하여금 내면을 성찰케 한다.
작가가 작품 재료로 이쑤시개를 선택한 까닭은 무엇일까? 권기주 작가는 “작고 여리지만 뾰족하고 예리한 특성을 지닌 이쑤시개에서 나와 닮은 모습을 느꼈다”며 “이쑤시개처럼 쉽게 버려지는 작은 것들도 모이면 훌륭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끊임없는 반복작업이 수반되는 이쑤시개 작업에서 자기치유와 회복을 경험했다는 권 작가는 “‘화를 풀다’는 전시 제목처럼 사람들이 작품과 만나며 잠시 휴식과 여유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주 작가는 경북대 예술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 4회를 비롯해 다수의 그룹전과 공공미술 작업 등에 참여했다. 우봉미술관 큐레이터이자 대안공간 이쑤시개 대표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북카페 ‘산새’ 다섯 번째 기획전, 설치작가 권기주 ‘화를 풀다’전


일정 : 4월 1일(일) ~ 4월 30일(월)
장소 : 북카페 ‘산새’
문의 : 산새 571-3336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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