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저녁, 두정동의 한 술집에 청춘들이 모였다. 파릇파릇한 20대 초반 대학생부터 아직도 청춘이라 우기는 30대 후반 아저씨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모임을 공지한 터라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들 사이에 어색함은 없었다. 개인적인 고민부터 청년문제, 정치이야기까지 할 말 많은 청춘들의 이야기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누군가의 고민에 ‘너도? 나도!’ 하며 공감하는 모습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그렇게 서로를 위로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청년’이라는 단어가 화두다. 그만큼 청년세대가 빡빡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일 터. 지금 여기 지역에서 청년이 직면한 문제를 머리 맞대 의논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대안을 마련하려는 청년그룹이 있다. 그들이 바로 ‘청춘이당’. ‘취중진담’이라 이름 붙여진 이날의 모임 역시 ‘청춘이당’이 기획한 자리다.
‘청춘이당’은 실제 정당이 아니다. 기존의 정당을 살짝 꼬아볼 요량으로 모임명을 ‘청춘이당’이라고 지었다는 것이 당대표인 고승재(26·나사렛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씨의 설명이다. 원래 ‘청춘당’이었던 것을 조금 더 귀엽고 자유분방한 느낌을 주고 싶어 ‘청춘이당’이라고 바꿨다고.
‘청춘이당’은 지난 1월 고승재씨와 이명재(디자인 사과나무 대표)씨 등 청년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모임을 만들었다. 각자 마음속에 있는 고민과 분노를 나누고 대안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의기투합했다.
그래도 명색이 당인지라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고승재씨는 당대표를, 나이가 제일 많아 ‘아저씨’라 불리는 이명재씨는 고문을, 8명의 열성회원들은 최고위원을 맡았다. 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을 당원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청춘이당’ 친구들의 고민은 취업 연애 정치 외모 등록금 주거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무겁고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 가볍고 쉽게, 재기발랄하게 청년의 고민과 대안을 사회에 들려줄 계획이다.
올해는 두 번의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 특히 국회의원 선거는 코앞에 닥쳐있다. 청년문제 역시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고승재씨는 ‘청춘이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투표독려 활동. SNS를 통해 청년세대의 투표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춘이당 회원들은 고문인 이명재씨가 만든 투표독려 포스터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널리 퍼뜨리는 작업을 이미 하고 있다. 이씨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포스터는 SNS 친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치인들이 반값 등록금 등 청년문제를 앞 다투어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제가 살고 있는 천안 을 선거구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청년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공약은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청년들이 비례대표 등을 통해 더 많이 정치에 참여하고, 투표를 통해 힘을 보여주어야 정치인들이 청년세대의 눈치를 보고 청년의 삶을 개선할 공약을 내놓을 것입니다. 지금의 삶이 버거운 친구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청년들은 투표합시다.”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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