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국가대표 김성규 선수

“보치아 실업팀 생기는 것이 최종 꿈”

지역내일 2012-05-04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는 게 목표입니다.”
보치아 국가대표 김성규(43) 선수의 각오가 다부지다. 



김 선수는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이자 보치아 BC4 부문 국내랭킹 1위의 실력자다.
김 선수는 보치아 정식선수가 된 지 2년 만에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그해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등 출전한 경기마다 우수한 성적을 올려 지난달 30일 충남장애인체육회 우수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비장애인들에게는 생소한 운동인 보치아는 뇌성마비 1·2급 장애인과 뇌성마비에 준하는 운동성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로 장애인 올림픽 정식 종목이다.
경기방법은 흰색인 표적구를 먼저 던져놓고 적색공과 청색공을 모두 던진 후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숫자를 점수로 계산해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다.
김 선수는 “보치아는 점수 차이가 별로 안 나는 아기자기한 경기로, 규칙은 단순하지만 세밀한 작전과 집중력이 필요한 흥미진진한 두뇌게임”이라고 보치아의 매력을 설명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보치아가 현재 김 선수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김 선수는 희귀난치병인 근이영양증(근육병)을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지금보다 팔을 자유롭게 사용하던 몇 년 전에는 배드민턴과 볼링을 즐기기도 했지만 병이 점점 진행돼 현재는 중증장애인 스포츠인 보치아 이외의 운동은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도 김 선수는 “보치아 덕분에 매주 훈련도 나가고 사람도 만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한다.    
김 선수가 보치아 운동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이동’ 문제다.
평상시 훈련에 필요한 차량은 한빛회에서 제공하지만 타 지방에서 열리는 경기는 차량 제공이 되지 않아 KTX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김 선수와 같이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차를 갈아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평소 외출할 때도 공원 식당 등 출입구부터 휠체어가 드나들기 힘든 곳이 태반이어서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높은 벽을 실감한다고. 그래서 김 선수의 꿈은 ‘턱이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중증장애인으로 대한민국에 사는 고통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겪는 생활의 어려움, 하루 6시간 안팎 제공되는 활동보조인 서비스 등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특히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들에게는 24시간 활동보조인 서비스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 선수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김 선수는 보치아 운동선수로서 우리나라에도 보치아 실업팀이 생기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한다.        
“보치아는 장애인 스포츠 중에서도 장애 정도가 심한 선수들의 경기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직장을 얻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지요. 보치아 선수들이 좋아하는 운동도 하면서 직업도 가질 수 있도록 실업팀이 꼭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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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래 리포터 suhdr100@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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