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불안하고 우울해질 때가 있다. 보통의 경우는 삶에 큰 지장 없이 극복하지만 일부는 증상이 심해져 우울증으로 발전하고 극단의 선택을 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이런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평생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는 성인은 271만명으로, 10년 전인 2001년(166만명)에 비해 63% 급증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과 우울 키운다
이처럼 불안과 우울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쏘울 최면심리연구원 부천연구소 정진섭 원장은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나타나는 주위 환경의 수많은 자극이 인간의 의식체계에 영향을 미쳐 불안과 우울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위 환경의 자극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 인간의 표면의식이 논리적 이성적으로 분석할 수 없는 자극에 노출되면서 불안과 우울이 온다는 것. 퇴직한 후에 찾아오는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 출산 후에 찾아오는 불안, 갱년기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불안 등이 모두 이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사람의 의식체계는 대략 표면의식 10%, 잠재의식 90%로 구성돼 있다. 표면의식은 우리가 눈을 뜨고 있을 때의 분석, 이성, 비판 등의 각성 상태에서의 의식이다. 잠재의식은 이런 표면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불안과 우울은 잠재의식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정 원장의 설명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상황을 만나게 되면 표면의식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하려 하고,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이 상황에서 도망(회피)갈지, 아니면 대항할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복잡 다양한 사회에서, 특히 심신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이성적 판단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많은 자극들에 노출됩니다. 이성적 판단의 한계를 넘어선 자극들이 무작위로 우리의 의식체계로 들어오게 되는데, 잠재의식이 이 자극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불안과 우울이 생기는 것이죠.”
평소 부정적인 경험이나 기억이 많으면 잠재의식은 각종 자극을 몸에 해로운 것으로 인식하고 본능적으로 방어나 회피를 하려한다. 그런 현상이 표출되는 것이 불안과 우울이다.
삶에 대한 행복한 경험이 불안·우울 치유
감당할 수 없는 자극이나 스트레스가 축척이 되면 인간의 의식체계는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불안이 계속되면 우울해지고, 더 심해지면 회피단계로 접어들면서 극도로 대인관계를 꺼리는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손이나 발을 떨고, 주위의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불안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럼, 어떻게 최면을 이용해서 불안과 우울을 치유할 수 있을까? 정진섭 원장은 최면치유법 중에 하나로, 삶에 대한 좋은 기억을 잠재의식에 인위적으로 넣어 주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잠재의식에 저장된 기억은 불변의 기억이 아니라 가변의 기억이다. 사실만을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왜곡(distortion)을 통해 본인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최면사가 최면을 통해 표면의식을 정지시키고 잠재의식을 핸들링하면서 인위적으로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종의 가상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최면상태에서 이미지 공부를 시키는 것입니다.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이나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죠. 그러면 우리의 뇌는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있었던 것으로 인식합니다. 이게 누적이 되면 잠재의식은 ‘나는 행복해’, ‘인생은 즐거운 것이야’로 기억을 하죠. 잠재의식이 삶을 즐거운 것으로 인식하게 되면 삶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됩니다.”
불안이나 우울 문제로 정 원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최하 불안단계 이상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삶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과정에 앞서, 불안의 원인을 찾고 이를 제거하는 과정이 선행된다.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제거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문의 : 032-323-3475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최면은 과학적인 심리심층분석학
간혹 ‘최면’을 마술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면은 심리심층분석학의 한 분야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치료의 한 수단으로 최면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의학회에서는 1958년 최면을 유용한 치료 수단으로 인정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에도 최면은 ‘강력한 치료 수단’이라고 명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면을 이용한 질병 치료와 과학수사 등이 꾸준히 늘고 있다.
최면은 최면 자체로도 효과가 있지만 잠재의식으로 들어가기 위해 표면의식을 일시적으로 정지(abeyance)시키는 도구로 많이 활용된다. 평상시의 상태에서는 인위적으로 잠재의식에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에 최면으로 표면의식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잠재의식에 접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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