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역 맛집 – 교북동 옛날 불고기

궁중요리사가 맛을 내던 그 맛 그대로, 100년 전 맛을 잇는 서울식 불고기

지역내일 2012-05-04

특별한 날이 많아 외식이 잦은 5월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을 동반해 외식을 나섰을 경우, 가족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음식을 찾기란 쉽지 않다. ‘뭘 먹을까?’ 부모님과 부부, 아이들까지 3() 모두를 만족시킬 음식 어디 없을까? 를 고민한다면 서울식 불고기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음식점을 소개할까 한다. 보통 가정에서 간장 양념해서 볶아 먹는 일반적인 불고기가 아닌 100여 년 전 궁중 요리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교북동 옛날 불고기라면 특별한 날에 잘 어울리는 메뉴가 아닐까 싶다.


4호선 노원역 9번 출구로 나와 우측 첫 번째 골목을 따라 150여 미터를 들어오면 교북동 옛날 불고기(대표 이영호 허선희)’라는 큼직한 상호와 함께 서울식 불고기를 하는 음식점을 찾을 수 있다.


이 교북동 옛날 불고기는 100여 년 전 궁궐 밖에 살면서 잔치 때마다 궁에 들어가 음식을 만들던 대령숙수(待令熟手)들이 조선왕조 마지막 시기엔 더 이상 궁궐에서 음식을 만들 수 없게 되자 생존을 위해 크고 작은 음식점을 차려 궁중 음식을 상품화 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게 됐다고 한다. 1918년 교북옥이란 상호로 음식점을 차린 대령숙수 이종건은 조선간장 대신 단 맛이 많은 일본식 양조간장으로 소고기를 버무린 후 설탕과 양파, 파를 넣고 재워 국물을 넉넉하게 한 음식을 팔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즐겨 먹는 불고기의 효시이다. 당시 교북옥 불고기가 장안의 미식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권세가 등은 물론 일본인들까지 그 맛을 즐기게 되자 경성 시내 여러 곳에 불고기를 파는 집들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궁중 요리사가 운영하는 맛있는 음식점으로 인기를 끌던 종로 교북옥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됐다.


 옛날 특별한 날이면 부모님과 함께 맛보던 서울식 옛날 불고기 맛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추억과 함께 늘 그리운 맛이었죠. 20여 년 간 음식점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로구 교북동 일대에서 유명했던 서울 불고기를 재현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어요. 각종 야채와 멸치, 해물 등 약 25가지의 천연 재료로 육수를 우려내고, 10여 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어 불고기 양념 만들기에 성공했습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만들어 먹고, 고기 집이라면 흔하게 메뉴로 내는 불고기이지만 교북동 옛날 불고기만의 맛은 아는 사람들만이 안답니다.”


교북동 옛날 불고기 이영호 대표는 심혈을 기울여 교북동 옛날 불고기 맛을 재현해 냈다. 이영호 대표는 메인 메뉴 이름 그대로를 음식점 상호로도 사용할 만큼 교북동 옛날 불고기 고유의 맛에 있어 자신감을 보인다.


특수 제작된 용기에 자작하게 육수를 부어가며 익혀서 먹는 교북동 옛날 불고기는 당면과 버섯, , 파 등을 곁들여서 익혀 낸 후, 칼칼하고 감칠 맛 나는 소스에 찍어 먹는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메뉴로 손색이 없다. 불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육즙이 천천히 빠져 나와 용기 가장자리의 국물은 끓일수록 진해지면서 깊은 맛이 난다. 다 먹고 난 후 진한 육수에 날치 알을 듬뿍 넣어 투박한 양푼에 볶아 먹는 밥 또한 맛있다. 이쯤 되면 함포고복(含哺鼓腹)이 따로 없을 정도. 하지만 마무리로 이 집의 시원한 막국수 한 그릇은 먹어 줘야 한다.


이 음식점은 노원역 인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데 한 번 교북동 옛날 불고기를 먹어 본 젊은이들이 부모님을 동반하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고, ‘옛날 어머님이 해 주시던 맛이라며 찾아오는 중년의 단골들도 많다. 1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3()가 와서 음식을 먹고 가는 경우도 많다. 인근 요양원에 있다는 집사람이 해 주던 맛과 같다며 찾아오는 60대 남편에서부터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옛날 불고기를 먹어보니 음식점 이름을 왜 교북동 옛날 불고기로 했는지 이해가 간다.’ 는 손님들도 꽤나 많다.


교북동 옛날 불고기 집은 카페로 착각이 들 정도로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실내 분위기가 심플하다. 45평 규모의 음식점 내부에 원목 테이블과 원목 의자로 한껏 분위기를 냈고 옛날분위기를 내기 위해 옛 영화 포스터와 옛날 사진을 작은 액자에 넣어 벽면을 장식했다. 안주인 허선희 대표가 직접 친필로 적어 벽에 붙여 놓은 유머 감각 돋보이는 문구들도 깨알 같은 재미와 웃음을 준다. 테이블도 큼직하다. 더 놓을 수 있음에도 14개의 테이블 만을 놓아 테이블 간 간격을 넓혀 쾌적함을 강조했다.


 메뉴 : 옛날 불고기(11천원), 매운 소 갈비찜(26천원), 옛날돼지 불고기(9천원), 생등심(21천원), 생삼겹살(1만원), 갈비살(12천원), 차돌박이(16천원)


점심특선-갈비탕, 들밥(7천원), 막국수(6천원)


주차 : 7-8


 김영옥 리포터 infor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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