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외상 공사'' 언제까지

전북도, 지방도 개설사업비 1년 후 지급 되풀이

지역내일 2012-05-03
지자체가 지방도로 ''외상공사''를 매년 되풀이 해 지역건설업체에 이자부담을 떠 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도를 비롯한 지자체는 지방도 확·포장 공사를 매년 벌이면서 공사비용을 1년 뒤에 지급하는 ''채무 부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자체 예산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우선 공사를 벌인 뒤 비용을 후에 지급하는 외상공사다.
공사 진척도에 따라 기성금을 받는 일반 공사와 달리 이듬해 1월에야 공사비가 지급돼 해당 업체는 하도급 대금을 비롯해 현장 관리에 필요한 공사비를 별도로 차입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
금융권 차입에 따른 금융 비용은 고스란히 시공업체 몫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010~2011년에 채무부담 방식으로 실시한 지방도 공사만 360억원에 달한다. 올해 또한 예외는 아니다. 올해 계획된 전북도 지방도 확포장 사업은 12곳에 4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본예산에 반영된 사업비는 250억원으로 150억원은 외상으로 진행해야 한다. 공사비는 공사가 끝난 이듬해 1월에나 지급한다.
건설업계 공사비의 적기지급을 독려해야 할 지자체가 외상공사를 되풀이 하는 이유는 뭘까. 부족한 재원 탓이다. 지방도 개설이나 보수의 경우 지방채를 발행해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채 발행은 도 재정 여건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사비를 나중에 지급하는 채무 부담 사업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건설업계 입장에선 외상공사가 자금압박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가뜩이나 일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면할 수 없는 사업대상이다.  
건설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전북도의회 등이 ''도 재정 악화 부담을 건설업계에 전가한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업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반기에 발주해 미지급 기간을 줄이는 정도의 임시방편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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