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선(3학년)군은 플라톤의 에우티프론, 변론, 크리톤, 파이돈 등을 고등학교 1학년 때 읽었다. 2학년 때에는 막스베버에 빠져보기도 했다. 독서토론논술반에서 접한 여러 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홍군을 크게 성장시켰고 ‘토론’을 위한 큰 관심사가 됐다. 어느새 철학과 토론은 두선군에게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다양한 주제를 접목시킨 토론에까지 관심사를 넓힌 두선군. 그의 열정적인 고등학교 생활 속으로 들어가 봤다.
토론의 매력에 빠지다
두선군이 처음 ‘토론’을 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철학연구 동아리인 ‘테오리아’모임에서다. 각자 준비해온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 자신감으로 시작한 발표는 무참히 짓밟힌 체 끝을 맺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말 잘한다’라고 인정받았던 터라 자신 있게 준비한 것을 발표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완벽해 보였던 글이 한 선배의 반박에 의해 무참히 깨져버렸죠. 정말 개인적으로는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두선군은 ‘토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논리력으로 다른 사람의 주장과 대결한다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됐고, TV 토론 프로그램인 ‘대학토론배틀’도 자주 시청했다. 관심을 갖고 토론공부에 집중하니 토론능력도 빨리 향상됐다. 그 결과 두선군은 교내토론대회에서서 금상과 대상을 수상했고, 서울고등학생토론 9지구 예선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학년 때에는 동아리 부회장을 맡기도 한 두선군. 지난 해 축제 때에는 연극 ‘악법도 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의 연출과 감독을 맡아 동아리연극을 이끌었다.
동아리와 별로도 참여한 독서토론논술반에서는 여러 철학자들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갖게 됐고 철학자들에 대한 흥미는 윤리 과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교내 심화반 영어토론에도 참여해 사회적 이슈가 된 여러 주제로 토론을 하며 토론실력을 쌓아갔다.
언수외 296점의 비결
지난 모의고사에서 두선군은 언수외 3과목 1등을 차지했다. 언수외 합계 296점. 그의 놀랄만한 실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언수외 공부비법을 물었다.
“어릴 때부터 ‘읽을거리’를 좋아했어요. 꼭 책이 아니더라도 지하철 광고나 전단지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글을 관심 있게 읽었죠. 재미있게 글을 읽다보니 아무리 긴 글에도 거부감이 없더라고요. 언어공부를 할 땐 이런 점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부의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불과 1년 전. 흥미와 기술이 합쳐지자 성적은 더욱 탄탄해졌다.
“문학은 대상, 상황, 정서 이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제시문을 읽고, 비문학은 제시문과 문제를 하나하나 연결시키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그가 털어놓는 언어공부비법이다.
수학은 개념 원리 파악이 우선, 문제의 특정 유형들을 익히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수학문제에는 특정한 유형들이 있어요. 유형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문제들도 결국은 기본 유형 문제를 응용해 놓은 것이죠. 그 특정 유형들의 문제 풀이를 우습게보면 절대 안 됩니다.”
외고 준비 경험이 있는 두선군에게 외국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단어와 문장 구조, 이 두 가지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단어는 필수단어만 외우고 ‘유추’하는 연습에 몰입한다. 문장 구조는 끊어 읽기를 통해 어려운 문장을 해결하고 있다.
보다 많은 길 열린 상경계열 진학 희망
두선군의 현재 꿈은 교사다.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 주었을 때, 그것을 상대방이 이해하고 고마워하는 반응을 보며 굉장한 뿌듯함을 느꼈어요. ‘내가 잘 하는 것이 바로 이거구나’라는 걸 알게 된 거죠.”
하지만 두선군의 희망 학과는 교육계열이 아닌 상경계열.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처음 접해본 경제 과목은 두선군에게 크고도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이제까지 배워본 사탐 과목 중에 제일 재미있게 느껴졌다.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대학을 이용하는 것보다 내가 흥미 있어 하는 경제 과목을 대학에서 좀 더 배우고 싶어요. 꿈이란 항상 바뀔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계열보다는 좀 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상경계열 쪽으로 진학하고 싶어요. 상경계열에 간다고 해서 교사라는 꿈을 못 이루는 것도 아니니까요”
미래를 위해 다양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두선군. 그는 자신이 “호감 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서로가 편한 사람들이 주위에 가득 차 있고,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이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그 어떤 사람보다도 먼저 두선군 자신이 되는, 한 마디로 ‘그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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