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와 해파리냉채, 불고기와 생선구이, 돼지고기수육과 쌈배추, 갖은 나물과 찌개. 흔히 한정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들이다. 모두 맛있는 요리와 반찬이지만 조금은 식상하기도 한 것도 사실.
한정식에도 퓨전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토속적인 음식에 다른 나라 혹은 다른 문화의 음식 스타일이 혼합되어 새롭게 탄생한 퓨전(fusion) 한정식. 퓨전 스타일의 코스 한정식이 인기인 ‘토지’를 소개한다.
크고 작은 모임 위한 공간 마련
강남에서 10분, 송파에서도 10~15분 거리인 퓨전한정식 토지. 서울과 바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개발이 많이 되지 않은 한적한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서울 도심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다. 커다란 단독건물 1, 2층에 자리 잡은 이곳은 총 수용인원이 150명에 달한다. 또 2층은 커다란 방으로 구분되어 30명 또는 그 이상의 모임도 가능하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줄을 서는 것도 다반사, 오래 기다리지 않기 위해서는 방문 전 전화예약은 필수다.
커다란 외관과 달리 출입문은 작은 편. ‘여기가 문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깥 모습과 달리 매우 한국적인 인테리어가 손님을 맞이한다. 낮지만 깔끔한 파티션들이 넓은 홀 안에서 작은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준다. 작은 모임을 위한 공간은 별도로 방이 마련되어 있다.
신선한 요리법과 하나하나 신경 쓴 모양새
이곳의 정식 메뉴로는 봉선화정식, 채송화정식, 들국화정식, 수선화정식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저렴하면서 인기가 높은 봉선화정식은 점심시간(낮12시~오후2시30분)을 이용, 점심특선으로 1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낮 시간 주부들 모임에 단연 최고인기메뉴인 점심특선을 주문했다.
점심특선정식에 나오는 메뉴는 죽, 물김치, 샐러드, 사과해물냉채, 막국수, 소고기찹쌀구이. 닭유린기, 오징어탕수육, 불고기냉채, 누룽지탕, 그리고 밥과 된장 등이다.
한 번에 모든 음식이 상에 오르는 정식도 있지만 이곳의 정식은 코스 순서에 따라 한두 개씩 상에 오른다. 제일 먼저 상에 오른 것은 죽과 물김치, 그리고 샐러드다. 담백한 맛의 죽과 물김치는 애피타이저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한다. 특히 샐러드는 드레싱이 매우 특이하다. 딸기와 아몬드 등으로 새롭게 맛을 낸 드레싱은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것이 특징. 으깬 딸기의 씹히는 느낌이 아주 좋다.
소고기찹쌀구이와 사과해물냉채, 불고기냉채가 이어서 상에 오른다. 얇게 썬 소고기를 찹쌀에 묻혀 구워낸 소고기찹쌀구이는 소고기의 씹히는 육질과 찹쌀과 기름의 고소함이 어울려 그 맛이 훌륭하다. 사과, 오이, 오징어 등이 들어간 사과해물냉채는 고추냉이의 톡 쏘는 맛이 덜해 한결 먹기가 편하다. 투명할 정도로 얇게 썰어 주위를 장식한 사과를 집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고기와 버섯, 양파 등을 넣은 불고기 냉채도 새로운 맛이다.
이어 상에 오른 막국수와 닭유린기, 그리고 오징어 탕수육은 모두 매콤한 것이 특징. 미나리 향이 향긋한 막국수는 이제까지의 상에 오른 요리에서 맛볼 수 없었던 매콤함을 선사한다. 튀긴 닭과 상큼한 야채에 소스를 얹어 먹는 닭유린기도 매콤한 맛에 더 손이 간다. 얇게 썬 고추를 골라 튀긴 닭에 올려먹으면 튀김의 다소 느끼한 맛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오징어로 만든 탕수육 또한 특이하다.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특이한 요리법에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오징어탕수육이다. 누룽지탕은 소스를 끼얹어 빨리 먹어야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어 나오는 식사는 비교적 단출하다. 양념게장과 김치, 깻잎과 나물반찬이 전부지만 얼큰하고 구수한 된장찌개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후딱 비울만큼 된장찌개가 맛나다.
후식으로는 연시셔벗과 식혜가 제공된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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