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 김찬진(가명·32)씨는 남모를 고민이 있다. 사춘기시절 가슴이 볼록하게 나올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 나온 가슴은 줄어들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김 씨는 대중목욕탕을 가지 않는다.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를 만나도 가슴 콤플렉스 때문에 늘 위축되고 결국은 헤어지는 원인이 됐다. 여름철 옷차림도 자유롭지 않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배재철(가명·19)씨도 튀어나온 가슴이 콤플렉스다. 평소 가슴이 튀어나와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수시로 왕따를 당했다. 늘 위축된 삶을 살다보니 심리적인 압박에 시달렸다. 배 씨는 큰 가슴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도 해봤다. 지방을 없애기 위해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부터 하루에 3시간씩 근력운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슴볼륨은 그대로였다.
일상생활 자체가 곤욕
김 씨와 배 씨의 고민은 그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외국의 통계를 살펴보면 약 7%에서 35%의 남성이 가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남성의 가슴이 발달하여 여성의 유방처럼 봉긋해지는 현상을 ‘여성형유방증’이라고 한다. 줄여서 ‘여유증’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발생빈도가 비교적 낮아서 아직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없으나 최근 식생활의 변화로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서서히 여성형유방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파파스남성의원 김성호 원장은 “여성형유방증은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여성처럼 가슴이 발달해 정상보다 가슴이 많이 돌출된 경우”라며 “신체적으로 봤을 때 큰 문제는 아니지만 실제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형유방증 환자의 경우 옷을 입었을 때 가슴이 유독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에 항상 주위의 시선을 끌게 되며 이는 곧 정신적 압박으로 연결된다”며 “수영장은 물론 목욕탕 가는 것도 꺼려지는 등 일상생활 자체가 곤욕”이라고 덧붙였다.
유선조직 발달이 원인
그렇다면 여성형유방증은 왜 생기는 걸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체중과다 등으로 인한 지방의 과다 축적이다.
또 하나는 여성호르몬의 분비로 유선조직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남성에게도 발달되지 않고 있을 뿐 유선조직은 존재한다. 그렇지만 보통 성인 남성의 경우 남성 호르몬이 여성 호르몬보다 우세하여 유선 조직이 발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 유선조직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거나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면 이전까지 비활동성 상태로 있던 유선조직이 자극받아 여성의 유방과 비슷한 모습으로 비대해지는 것이다.
김 원장은 “청소년기에는 일시적으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활성화돼 가슴볼륨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곧 사라진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여성형유방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수술 등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성형유방증은 그 자체만으로도 콤플렉스가 되어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 일상생활 복귀 빨라
여성형유방증 수술은 초음파 정밀 진단을 통해 지방과다형과 유선조직 발달형을 정확히 진단해 유형별로 성형이 진행된다. 수술은 체질과 형태에 따라 여러 방법이 있지만 지방과 유선조직을 제거해 탄탄한 가슴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수술은 외과적인 절제수술이 가장 좋다. 절개 반흔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두 주변을 최소 절개한 후 유선 조직을 제거하고 지방흡입술을 이용하여 전체적인 피하지방의 볼륨을 줄이는 수술을 한다. 또한 유두가 비정상적으로 돌출된 경우 유두축소술을 함께 진행해 자연스러운 남성형 유두를 만들 수 있다. 국소마취나 수면마취로 시행하며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기간이 빠르다.
김성호 원장은 “신체적인 콤플렉스는 노력하기에 따라 문제 자체를 해결할 수도 있고 마음의 태도를 달리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당당한 자신감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여성형유방증에 대해 묻는 환자 대부분이 살을 빼면 치료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실제 여성형유방증의 확인은 상담만으로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정밀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며 여성형유방증으로 밝혀질 경우 유선조직절제술과 지방흡입술을 통해 치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대전파파스남성의원 김성호 원장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