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하는 ‘주요 수술 통계’에서 늘 1위를 차지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백내장. 백내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2년 47만명 정도였던 환자 수는 2009년 77만명으로 65% 급증했다. 노인 인구의 증가가 원인이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 혼탁이 심해져 안개 낀 것처럼 눈앞이 뿌옇고 침침해 보이는 노인성 안질환이다. 50대에 서서히 시작해 60대에 70%, 70대에 80%가 발병할 만큼 발병률이 높다.
◆ 단순한 노안으로 치부해서는 안 돼 = 백내장은 수정체가 노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노화 외에도 흡연, 음주, 외상 등과 함께 자외선이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저 노화로 여겨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가 백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후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백내장은 통증 없이 시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쉽게 병의 증세를 알아채기 힘들고, 노안이 온 것으로 여겨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정문선 교수는 “가장 흔한 증상은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시력이 저하되거나 안경도수가 갑자기 맞지 않을 경우도 백내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글씨가 잘 보인다거나 어두운 곳에서는 잘 보이다가 밝은 곳에서는 잘 보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시력의 변화가 있다면 전문가와 빨리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천안충무병원 이규성 안과장은 “노인들은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백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수술 후 합병증이 있을 수도 있다”며 “자식들이 평소 부모님이 ‘눈이 침침하다’ ‘시력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졌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40대 이후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해야 = 백내장은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병이기 때문에 특별한 발병원인은 물론, 예방법이 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원인이 자외선인 만큼 햇볕이 강할 때 외출하려면 선글라스와 모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흡연과 외상, 당뇨합병증도 백내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관절이 나쁜 경우 처방받는 스테로이드 약도 과하게 복용해서는 안 된다.
비타민C를 자주 섭취해주는 것은 도움이 된다. 비타민C는 항산화기능이 있어서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해준다.
하지만 예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정문선 교수는 “안과학회에서는 40대가 넘으면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며 “시력검사도 정기적으로 받아 갑작스런 시력변화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 교수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한쪽 눈만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부등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굳이 병원을 찾아 시력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평소 눈을 한 쪽씩 가리고 한 눈씩 잘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식들은 부모님이 안경을 쓰는 경우 렌즈에 흠집이 없는지, 안경의 프레임에 변화가 없는 지도 살펴야 한다.
◆ 간단한 수술로 치료 가능 = 백내장 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수술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 후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게 된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을 선호한다.
이때 백내장으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바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기에 발견했을 경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환자가 불편감을 호소할 때’가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이다. 그렇다고 너무 늦게 수술을 받으면 수술이 어려워지고 회복도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적절한 수술시기를 정해야 한다.
이규성 안과장은 “백내장수술은 크게 어려운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것은 없다”며 “단, 말기백내장이거나 백내장이 녹내장과 함께 온 경우, 수정체 지지대가 얇은 경우 등을 진단받았다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백내장과 더불어 노인성 안질환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이 안과장은 “녹내장, 당뇨망막증, 노인성황반변성은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힌다”며 “정기적인 검진으로 눈 건강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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