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최남단에 위치한 강정마을은 한적한 여느 시골과 다름없는,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해안을 따라 뻗어있는 구럼비 바위에선 용천수가 솟아오르고, 멸종위기에 놓였다는 붉은발 말똥게가 줄을 지어 다니는 곳. 유네스코가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제주 올레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는 7코스의 길목에 자리한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이곳에 해군기지가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짐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7년, 해군은 남방해양 자주수호를 위해 제주도 남쪽에 기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해군 기지 건설은 마을에 경제적 부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그 후로 강정마을 주민들은 기지 찬성과 반대 두 편으로 갈려 길고 긴 싸움을 시작했다. 싸움은 2011년 여름, 8명의 영화감독이 제주에 도착한 순간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잼 다큐멘터리 강정은 8명의 독립영화 감독들이 100일 동안 벌이는 즉흥연주다.
다큐멘터리 강정은 가볍지 않은 주제를 경쾌하고 발랄하게 다뤘다. 막무가내 인디밴드나 천대받는 마을의 강아지 등 경쾌한 소재로 시작해서, 강정마을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현실과 과거의 ‘4.3’이 만난다. 자칭 ‘소심우익편향’ 감독은 한미군사동맹음모론을 통해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비틀기도 한다. 경순, 김태일, 권 효, 양동규, 정윤석, 최하동하, 최진성, 홍형숙. 8명 감독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강정을 만날 수 있다.
영화가 끝 난 후 권 효 감독을 통해 더 깊은 강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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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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