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선배들에게 듣는 합격 노하우
2012년 경희대학교 실기우수자전형 합격생 유호경(영상고 졸)
내게 맞는 전형을 먼저 파악하고, 지원했으면 자신의 능력을 믿어라
누구나 미래를 꿈꾼다. 어릴 때부터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자국씩 꿈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꿈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보면 대학 입시가 그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성적이 좋아야 꿈이라도 꿀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해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그 것 또한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그림의 떡일 수 있다. 만약 그 꿈을 고등학교 2학년 때 꾸기 시작했다면 어떨까? 정말 대략난감이 아닐 수 없다.
단지 애니메이션에 끌려 영상고(특성화고)에 입학 해 고등학교 2학년 때 꿈을 구체화 시키고, 결국 시각정보디자인학과에 당당히 합격한 유호경 학생을 통해 그 합격의 비결을 들어본다.
실기대회 수상으로 내신 성적을 극복하라
“수시전형에 지원할 성적이 되지 않는데 상을 받아서 지원이 가능 했어요”라는 유호경 학생은 실기우수자전형으로 경희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에 합격했다. 합격소식을 접한 부모님의 반응은 “전산 착오일 수 있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 였다. 호경양은 내신등급이 5등급이었으니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호경양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었는데 집 근처에 관련학원이 없었어요.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 영상고에서 학교를 방문해 설명회를 했을 때 아! 이 학교다 했어요.” 그러나 막상 1년 간 공부를 해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결국 애니메이션과를 목표로 하던 공부를 고 2때 디자인계열로 변경했다. 학교 특성에 맞춰 공부했던 애니메이션과는 실업계전형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디자인계열과는 준비 방법이 달랐다. 디자인계열로 바꾸니 일반과목 공부가 부족해 내신 성적을 따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평소 성실한 학습태도로 2학년까지는 내신 성적이 괜찮았지만 3학년부터 수능위주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내신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성적의 기복이 심했어요. 학교 내신에서는 언어가 6등급인데 모의고사에서는 2등급인 거예요. 선생님들도 의아해 하셨어요.”
호경양은 대학을 선택할 때도 내신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았던 평소 모의고사 성적( 3~4등급)에 맞추어 준비했다. “내신이 좋지 않아서 수시는 아예 생각을 안했어요. 카이스트에서 개최하는 전국실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 내신 올 1등급으로 인정해 카이스트에 바로 입학이 가능해요.” 그림을 아주 잘 그릴 경우 수능 평균이 3등급이면 입학할 수 있어 카이스트를 목표로 준비했다. 실제 호경양은 카이스트와 한남대에서 주최하는 ‘전국 고교생 실기대회’에서 각각 입선을 했다. 입선으로 카이스트에는 지원하지 못했지만 경희대의 실기우수자전형에 진원할 수 있었다.
“경희대 실기우수자전형 접수서류에 신뢰성 있는 대학에서 실시한 전국규모의 대회라고 명시되어 있고, 계열에 관련된 한 개의 상만 인정되어 카이스트상만 제출 했어요” 일단 서류가 통과되면 실기시험 성적만으로 평가한다. 반드시 상을 받아야만 전형이 가능하고, 이 상이 내신 성적을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평일에는 실기수업을 듣고, 수능 공부는 주말과 새벽시간을 이용해 공부했어요.” 겨울방학에는 노량진과 대치동을 오가며 재수학원에서 새벽 5시부터 공부와 실기를 병행했다. 하지만 막상 합격한 경희대에서는 수능성적을 보지 않았다.
“수시는 경희대 딱 한 곳만 지원했어요.” 수능시험보기 4일 전에 경희대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다. “수능 한 달 전부터는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지기 시작했어요. 3학년이 되고부터 생리도 불규칙 해지고 얼굴에 빨갛게 피부병이 생겼어요.” 수능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합격통보를 받고 바로 마음을 굳혔다.
성적이 학교를 결정하고, 실기는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실기시험을 볼 때 잘 그리는 사람은 많지만,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람이 없어요. 대학에서 원하는 그림이 바로 창의적인 그림인데, 시험장에 가면 입시형 그림을 그리게 되요”라는 호경양은 “수능을 준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그리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그렸던 것이 합격이 된 것 같아요”라며 학교마다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이 다르므로 정보를 미리 알고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본인은 부담 없이 그렸다고 하지만 학교정보 수집으로 어느 정도 학교 스타일을 염두하고 그린 듯 보인다.
“수능이든 내신이든 성적이 학교를 결정하고, 실기는 합격 여부를 결정해요.” 요즘은 실기가 안 되도 공부만 잘해도 디자인과에 진학할 수 있고, 서울에서는 실기만 잘해서 갈 수 있는 대학이 없다. 같은 과에는 일반고에서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만으로 입학한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특성화고가 인식이 별로 안 좋았을 때, 소신을 가지고 지원했기 때문에 일반고에 간 친구들보다 학교를 잘 간 것 같아요” 라는 호경양. “만약 일반고에 진학해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면 다시 전과를 결심했을 거예요. 특성화고에 입학해서 미리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일찍 진로를 변경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라며 영상고에 입학하기를 잘 한 것 같다고 전한다. “학교에서 기기지원이 잘 되어있어, 방송용 카메라, 편집기기 등 집에서 다루기 힘든 전문기기를 마음껏 사용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컴퓨터로 진행된 학교 수업에서 다양한 방송 광고를 접했던 것이 디자인계열로 전공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구요” 라며 창의력과 꿈을 동시에 키우기에 좋은 기회였다고 회상한다.
“경희대는 ‘후마니타스 컬리지(교양전문대학)’를 운영해 시민교육, 인간의 가치 탐구 등 인문학 교양 과목을 35학점이상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해요. 그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특성화고에서 전문적인 것을 배우고 보니 포괄적인 것을 배우는 대학에 가고 싶었어요”라는 호경양의 꿈은 동화작가이다. 일단 취업해서 광고나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다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동화작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원하는 대학 입학 학과로 호경양의 꿈이 이루어질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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