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지난 12일 오후 5시 반. 부천 관내 중, 고생 40명이 빠른 템포의 애국가 리듬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소사역 청소년 문화공간 ‘라온’에서 신나는 춤 난장이 벌어진 것이다. 이곳 청소년 문화예술공간 라온은 매 주 화요일 비보이, 수요일은 마술, 목요일은 댄스 동아리들의 멘토 교육이 진행되는 곳. 그 탄생의 배경에는 김정균(24) 씨가 있다. 그는 현재 라온 운영지기로 활동하고 있는 부천 청소년문화예술계의 산증인이다. 부천에는 정균 씨 같은 동년배 청소년문화예술 전문가도 드물다. 그가 라온을 통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 12일 정균 씨를 만났다.
자유로운 영혼의 청소년 문화예술디자이너
“저는 라온에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관리합니다. 학생들은 저를 그냥 선생님, 형, 오빠라고 부르지요.” 소박하나 힘이 있다. 직함이 따로 없는 자유로운 영혼이랄까.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그는 지난 2003년 ‘제2회 복사골청소년예술제’ 운영위원에 발탁돼, 청소년 스스로의 축제 기획에 참여해왔다. 당시 중2였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까지 이 일을 했고 20대인 현재도 후배들과 함께 한다. 아울러 정균 씨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자원활동가 4년, 부천국제만화축제 청소년문화공연 기획, 2011년 동축제평가단 컨설팅에 참여한 문화예술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정균 씨는 “라온 동아리들에게는 전국대회와 공연 출전, 예술 학교 진학과 진로 상담을 지원해요. 지역에서 할 수 없는 예술 장르 지원과 학교밖 청소년을 포함한 예술 전문가를 키워내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몸담고 있는 라온은 부천의 비보이, 힙합, 마술 동아리들의 천국이다. 학교나 거리에서 춤을 추던 청소년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비보이 월드 랭크 1위의 진조크루(JINJO CREW), 스타 안무가 1호인 홍영주와 곽성찬, 현 동아인재대학 마술학 교수인 마술사 오은영과 박찬혁 멘토의 지도로 꿈을 키우며 미래를 예약하고 있다.
자신에겐 열정을, 타인에겐 관심을!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합니다. 다양한 인맥을 맺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정균 씨의 좌우명은 ‘나에겐 열정을, 타인에겐 관심을’이다. 사람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이 인간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천의 청소년 인구는 약 21%로 이들의 문화예술활동은 과도기에 들어선 상태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전후해서 한국 청소년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정균 씨는 “당시 청소년문화가 창의적이었다면 현재는 대중매체에 잠식된 문화”라고 지적한다. 요즘 횡행하는 학교폭력과 비행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들의 정서 안정과 시간 여유가 없었던 것에 기인한다는. 그래서 그는 부천에 움튼 청소년문화예술공간 지원과 멘토 교육이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한편 꿈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라서 아주 반갑다.
청소년의 꿈 이룰 자아발전의 기회
“부천이 문화로 지속 성장 하려면 청소년들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제가 느끼는 보람과 기대 또한 크지요.” 정균 씨는 어려운 점도 있다고 했다. 충분한 투자와 시간이 있어야 성과를 보는데 아직 어린나무를 성장한 나무로 바라보는 건 때가 이르다는 것. 그는 앞으로 2년 동안은 라온과 청소년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할 생각이다. “라온 팀과 세계무대에 나가서 부천을 알리고 싶어요. 참여 청소년들에게는 자아발전의 기회가 될 겁니다.” 현재 동아리들은 첫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개 힙합 팀에서 선정된 18명이 오는 27일 우수동아리 시 대표 선발대회 출전을 위해 연습 중인 것이다. “좋은 성적을 거둬야죠. 올 하반기로 가면 공연과 대회에 출전할 팀의 역량이 커지고, 멘토 교육을 통해 예술적 지식도 쌓일 거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부천의 문화예술인 여러분,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투자와 격려를 바랍니다.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청소년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서요.”
TIP 부천시청소년문화예술공간 ‘라온’
현재 부천의 청소년 비보이, 힙합, 마술 동아리 학생들에게 문화예술공간을 지원하며 전문가 멘토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공개모집한 163명의 청소년들은 4월 현재 20개 팀(마술 3팀, 비보이 5팀, 힙합 12팀)으로 활동 중이다. 라온의 운영은 지난 2월 22일 열린 ‘부천시청소년문화예술 활성화 협약식’과 ‘부천시 청소년문화예술홍보대사 위촉식’을 거쳐 시작됐다. 이곳에서 활동하고 싶은 청소년 동아리와 개인은 언제든지 부천시문화예술과로 연락하면 자신의 꿈에 날개를 달 수 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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