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평생교육원에는 20~70대까지 나이를 초월해 활동하고 있는 음악공연 봉사동아리 ‘칸타빌레’가 있다. 청장년과 노인들로 구성된 음악합주단 칸타빌레는 활기차고 멋진 공연으로 은근히 입소문이 나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이들의 열정적인 활동을 통해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노·장·청의 아름다운 삼화음
동화구연 짝꿍으로 이름난 강희자(79) 단원과 김 명(78) 단원은 아코디언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날 박복신(72) 단장의 색소폰 연주소리를 듣고 감동받아 칸타빌레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칸타빌레는 4년 전부터 충남평생교육원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안에서 ?실버악단’이라는 합주단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실버악단은 젊은 단원들이 대거 들어온 지난해 1월 ?칸타빌레’란 새 이름을 짓고 전문공연단 못지않게 활동의 폭을 넓혀갔다. 더구나 보컬까지 확보해 단순연주가 아니라 노래공연도 함께 선사하는 공연봉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대학교, 국학원, 요양병원, 학교, 유치원까지 칸타빌레는 가는 곳곳 박수를 받았다. 아코디언은 물론 하모니카, 오카리나, 마술까지 능숙하게 보여주는 김 명 단원의 마임엔 환호성이 터졌다.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의 회장을 맡았던 박복신 단장은 지금도 칸타빌레 연주단 단장을 맡아 단원들의 화합과 세대 간 의견전달에 수고를 마다않고 있다. 강 단원은 “노인들이 애 같아서 종종 삐치기도 하지만, 그 때마다 박 단장이 보듬고 달래며 팀을 이끌어간다”며 그의 노고를 치하했다.
충남평생교육원 직원이기도한 이선용(36) 단원은 전자오르간 담당이다. 이 단원은 “이런 혼합 연령대의 합주단은 전국적으로 드물 것”이라며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의 취향을 서로 존중하는 노력을 통해 지금은 어디서도 연주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갖췄다”고 자랑했다.
진정한 봉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야
강 단원은 “요양병원에 공연봉사를 가면 노인들을 안고 춤추며 한 몸이 돼서 논다”며 “노인들이 공연이 끝나도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눈물을 흘려서 떼어놓고 오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중풍과 치매로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노인들이 음정, 박자, 가사 하나도 안 틀리고 따라 부르는 걸 보면 “음악으로 그들의 마음이 치유가 되는 것을 느낀다”며 ‘신기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단원은 “우리의 봉사는 순수한 동기와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기에 열과 성을 다한다. 단순히 연주만 해주러 간다고 생각하면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짚는다.
이 단원은 “평생교육원 이름 팔아서 돈벌이 햐냐’는 오해도 받았다”며 “악기구입비며 이동비 등 적지 않은 사비를 지출하지만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남을 위한 좋은 일에 쓴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드럼을 맡은 지종길(60) 단원은 항상 자신의 25인승 차량을 기꺼이 제공하고 있어 동아리 내에서도 자발적인 베풂을 실천하고 있다.
박 단장은 “우리처럼 무료로 활동하는 단체는 봉사에 대한 투철한 철학이 없으면 어렵다”며 “대중들이 공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쌓인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탁 터져나가는 환희가 되어 우리를 계속 무대에 서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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