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말하는 학교폭력·자살 예방대책 -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봐야 학교폭력 해결”

부모부터 교육해야 … 선생님과 친하면 폭력 줄어들 것

지역내일 2012-03-05

정부는 학교폭력과 청소년자살을 예방하겠다며 연일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더해지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사고는 연일 터지고 있다. 교육당국과 수많은 청소년 단체들이 내놓는 대책에 대해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폭력과 자살 등 아이들의 겪고 있는 각종 문제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에는 대전 청소년단체 지도자들이 모여 실태와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특히 학생들이 발제자로 나서 학교폭력과 청소년자살에 대해 구체적인 실태와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의 시각에서 본 학교폭력의 실태와 개선방안
이날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대전시 청소년지도자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청지연비대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학생들의 시각에서 본 학교폭력의 실태와 개선방안 중심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오유나(지족고 2학년)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보고 들은 ‘왕따’나 ‘일진’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며 “학교폭력에 대해 여학생과 남학생의 대처법이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사들의 부주의가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오 양은 “저소득층 아이를 지원하는 서류나 정보가 유출돼, 왕따 대상이 되거나 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선생님들이 공문서 관리나 개인정보 보안문제에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양은 가해자에 대해 학교장의 ‘등교금지’조치와 ‘복수담임제’에는 공감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 폭력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가해학생들은 이미 학교평가에 대해 그 어떤 두려움이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최민아(우송고 2학년)양은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학부모교육을 실시하고, 담임선생님과 직접대화를 통해 정보를 공유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스스로 학교자치법정이나 학생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학생과 학교측의 관계를 수직관계에서 수평관계로 개선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 내용을 결정할 때도 학생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 교육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하는 비효율적 방식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양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 바꾸기와 심리치료 등 입체적인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가해 학생에 대한 일방적인 편견이 학교폭력의 재발원인”이라며 “가해학생이 교육을 받아 달라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달라진 후엔 용서를 통해 학교의 구성원으로 받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부 좌장으로 참여한 대전시교육청 가정형Wee센터 유낙준 신부는 “학교와 학생을 수직 관계에서 수평 관계로 다시 보자는 의미”라며 “어른과 아이는 다르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신부는 “지난해 대전시의 학력신장은 전국 1위였다. 하지만 학업중단자도 전국 1위였다”며 “대전시교육청의 학력신장 위주의 교육정책이 학교폭력과 자살의 원인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대전시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안된다면 대전시가 ‘청소년 인권조례’라도 만들고, 그것도 어렵다면 ‘교사인권조례’라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어른들이 먼저 반성해야
2부에서는 대전지역 청소년 관련 단체들이 예방 대책을 쏟아냈다.
대전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류양희 활동협력팀장은 ‘청소년활동의 활성화 대안과 실천’,  대전서구청소년지원센터 유소영 상담원은 ‘학업중단 청소년교육을 통한 학교폭력예방’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청소년 관련 단체의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예방, 위기대응방법’ ‘청소년 옳고 바른마음 정신깨우기’ 등의 내용은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대전시의회 김동건 의원은 “학교폭력에 대한 현장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듣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어른들이 반성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학교 안팎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학교폭력과 청소년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법들을 교육정책으로 펼쳐야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마치고 난 후 오 양과 최 양은 “선생님과 학생들 관계가 좋으면 얼마든지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대전시 청소년지도자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폭력과 청소년자살방지를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성된 단체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