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명품 개인빵집을 찾아서

지역내일 2012-03-05 (수정 2012-03-05 오전 12:37:06)

 “나는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빵을 먹고 싶다!”





갓 구워낸 빵. 아이 손잡고 가는 동네 빵집에서 우리는 작은 행복을 산다. 맛있는 빵을 만들어낸 이와 인사를 나누고, 새로 개발한 빵을 추천 받기도 한다. 생산자와 고객이 마주할 수 있는 원시적 유통구조는 정을 나누고, 신뢰를 쌓으며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좋은 개인빵집. 그런데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늘어나고 개인빵집은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분당·용인 내일신문에서는 꼭 지키고 싶은 우리지역 명품 개인빵집을 찾아 나섰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분당·용인의 4대 제빵왕
분당·용인의 독자와 지인들에게 동네 대표 개인빵집 추천을 부탁했다. 추천 받은 곳들 중 분당 2곳과, 용인 2곳을 추려냈다. 이 빵집들의 공통점은 주인이 제과·제빵 기능사여서 직접 빵을 만든다는 것이다. 추천받은 4개 빵집 제빵왕들의 경력은 대단했다. 가장 연배가 높은 서현동 앙토낭카렘의 신 헌 대표는 34년, 정자동 안데르센의 제과기능장 백진우 대표, 시오코나 전익범 대표, 바오밥나무의 김영곤 대표는 각각 20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이 평소에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선후배 사이라는 것. 제빵왕들의 빵집 근처에는 어김없이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당하게 자리를 지키는 비결은 따로 있었다. 제과·제빵 전문인으로서 자부심, 빵에 대한 열정과 정직함,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룬 결과였다.




#앙토낭카렘의 신 헌 대표는 “대기업 빵집과의 경쟁은 시장원리인데 탓할 수만은 없지. 힘들수록 자기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제대로 맛있는 빵을 만들어내면 인정받을 수 있어요. 입맛은 정직하거든. 귀찮아도 하루에 여러 번 새로 만들어내는 빵을 소비자들은 먼저 알고 찾아요. 이 자리에서만 17년째인데, 건너편에 대기업 빵집이 들어오니 비교가 되어 오히려 매출이 올라가고 단골이 늘었어요”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동경제과학교 양과자학과에서 조교로 활동했고 일본·프랑스 유학과 일본제과제빵대회 수상경력 등 화려한 이력으로 유명한 ‘시오코나’의 전익범 쉐프. 시오코나의 정신은 그가 지닌 빵에 대한 겸손한 자세에서 읽을 수 있었다. 
“첫째도 제품, 둘째도 제품이죠.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대기업 빵에 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할 겁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 늘 고민이 많지만 시오코나는 경영을 위한 가게가 아니라 빵에 대한 퀼리티에 힘을 쏟는 베이커리로 남고 싶어요.”




#대한민국 제과기능장 백진우 대표는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안데르센’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최고의 재료와 정성스런 베이크 작업은 이곳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게 하는 가장 큰 비결이다. “대기업 빵집이 늘어갈수록 어디를 가나 똑같은 맛의 빵을 먹을 수밖에 없어지죠. 그에 비해 개인빵집은 손님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합니다. 그 동네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빵. 그것이 진정한 경쟁력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동네빵집 같아 보이는 용인 구갈동의 ‘바오밥나무’. 하지만 20대부터 빵을 만들기 시작한 김영곤 쉐프의 내공은 예사롭지 않다. 알고 보니 서현 앙토낭카렘의 생산 책임자였던 것. “대기업 빵집보다 제품개발의 기회가 많다는 것이 개인빵집의 장점이죠. 빵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을 수시로 체크하고, 때로는 손님께서 건의한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해요. 개인 빵집의 힘은 소통이죠.”




분당·용인 명품 개인빵집 열전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빵은 유통구조에서부터 개인빵집과 차이가 있다. 프랜차이즈 빵집의 점주들은 제과·제빵 기술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본사에서 제공하는 반제품 빵을 오븐에 넣었다 내어 디스플레이만 한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반제품 빵은 아무리 당일 배송을 한다 해도 매장까지 배달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스트 양도 다르고 방부제나 보존제를 사용해 냉동 유통할 수밖에 없다.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는 여름부터 만들어야 공급량을 맞출 수 있어서 우리는 몇 개월 전에 만든 케이크를 먹게 된다. 그렇다고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이 불량식품이라는 소리가 아니다. 그저 대량 생산되는 무난한 소비재일 뿐이다.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 좀 더 맛있고 특별한 빵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한 우리 지역의 명품
개인빵집을 지켜낼 수 있다.




17년 분당의 역사와 함께한 빵집 - 분당 서현동 ‘과자점 앙토낭카렘’


‘앙토낭카렘’은 프랑스 대통령궁에서 빵을 굽던 제빵사의 이름으로 손님을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정성껏 빵을 만들겠다는 정신이 담겨있다. 빵 만드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고 34년 제빵의 길을 걸어온 신 헌 대표와 14명의 제빵사가 분당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냉동 생지는 절대 사용하지 않고 당일 시간대별로 반죽을 만들어 하루에 5~6번 구워낸다. 케이크 종류도 하루에 3번 나올 정도로 빵 회전율이 높아 언제 가도 신선한 빵을 맛볼 수 있다. 연예인 변정수 씨가 단골이고,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들 오는 손님이 많은 빵집.

이곳에서 만난 신숙희(54) 주부는 “분당에서 최고의 빵집은 바로 여기”라며 “그 이유는 내 입맛에 맞는 빵이 바로 이 집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파빵, 마늘빵, 감자빵 등 신선한 채소를 이용한 건강빵이 선호도가 높고 마카다미아 소라파이는 앙토낭카렘의 최고 인기 상품이다.
위치 :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306-2 효자촌 동남프라자 1층
문의 : 031-702-0089 / 031-704-0715




건강을 담은 빵집 - 분당 정자동 ‘안데르센 과자점’


정자동의 ‘안데르센 과자점’도 빼 놓을 수 없는 대표 개인빵집이다. 푸짐해 보이는 빵들이 가지런히 놓여 기다리고 있는 이곳에서는 20년 경력의 제과기능장 백진우 대표가 직접 만든 빵을 만날 수 있다. 당일판매를 목적으로 소량씩 반복해서 굽는 것이 특징으로 언제나 방금 구운 듯 한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이곳에서만 빵을 구매한다는 유지수(40·정자동)씨는 “빵이 많이 달지 않고 부드러워 아이뿐 아니라 어르신들도 좋아해요. 또 다른 곳에 없는 빵도 볼 수 있어 신선하고요”라고 칭찬했다.

이곳의 빵들은 중종법(밀가루 반죽의 발효법 중 한 종류)을 이용해 만들어 식감이 좋고 촉촉해 소화가 잘되는 장점이 있다. 백 대표는 앞으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더 염두를 둘 예정이라고 한다. 그 중 인기 있는 것이 바로 발효 쌀빵인데, 천연발효 특허기술을 이용해 풍부한 영양소를 그대로 담아 건강식으로 그만이다. 오전 7시 반부터 페스트리 종류부터 진열되기 시작하며 오전 11시쯤이면 모든 종류의 빵들을 다 만나볼 수 있다. 오후 12시까지 운영하고 커피, 차와 함께 각종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위치 :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7-2 백궁 동양파라곤 상가 101호
문의 : 031-782-8080 




동경제과학교 조교 출신 쉐프 - 용인 죽전 ‘시오코나’



용인 죽전 주민들은 ‘시오코나’를 두고 죽전에 내린 축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멀리나 가야 맛볼 수 있음직한 유학파 전익범 파티쉐의 특별한 빵을 가까이서 맛볼 수 있기 때문. 시오코나는 ‘소금’과 ‘밀가루’를 뜻하는 일본어로 항상 기본을 지켜 빵을 만들고자하는 제품 철학이 담긴 이름이다. 시오코나도 우유식빵, 바게트, 스콘, 카스테라 등을 하루에 소량씩 여러 번 굽는다. 대중적인 빵을 최고의 품질로도 만들어 냄과 동시에 선진국의 빵 문화를 늘 새롭게 소개하기 때문에 평소 구경하기 힘든 케이크와 빵 구경만으로도 눈이 호강한다. 생크림이 듬뿍 들어간 우유식빵, 무화과파운드케이크, 너트를 듬뿍 넣은 슈토렝은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인기. 건강에 좋은 천연효모발효빵도 추천한다. 
하루에 한 번 시오코나에 들르는 게 낙이라는 김연임(48)씨는 “이런 멋진 빵집이 우리 동네에 있다는 것이 행복하죠. 동네의 자부심이라고 할까요? 시오코나의 빵을 먹으면 자연의 재료와 내 몸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에요”라고 표현했다.
시오코나는 임권택 감독의 단골집이며 멀리서 외국인, 일본인 관광객도 찾아오는 명소이다.
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1208-3
문의 : 031-889-3326




내공이 남다른 빵집 - 용인 구갈동 ‘바오밥나무’


오픈한 지 2년째 되는 새내기 개인빵집이지만 20년 경력 김영곤 대표의 내공이 깃든 빵 맛이 예사롭지 않아 이미 입소문이 많이 났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는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정직과 신성함 상징이다. 항상 정직한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빵을 만들자는 각오가 이름에 들어있다. 김영곤 쉐프가 앙토낭카렘의 생산 책임자였던 만큼 바오밥나무도 하루에 여러 번씩 빵을 구워내 손님을 맞는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가락시장과 재료 도매상을 다니며 식재료를 탐색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강남마을에 사는 정수연(43) 씨는 “별 기대하지 않고 들어갔다가 빵 맛을 보고 깜짝 놀랐어
요.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메뉴도 많아서 좋고요. 저희 가족은 이 집의
망고케이크와 새우바게트, 모닝빵에 열광하죠"라며, 계속 단골 빵집으로 삼겠다는 약속을 남
겼다. 바오밥나무 제과점은 그날 만든 빵은 당일 소비를 원칙으로 하되, 남은 빵은 지역 푸
드뱅크에 보내 좋은 일을 하고 있다.
위치 :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594번지
문의 : 031-8005-9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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