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비룡소
“나는 도둑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누구의 마음을 훔친 거였다는 낭만적 도둑도 아니며, 양심에는 걸리나 사정이 워낙 나빠 훔칠 수밖에 없었다는 생계형 도둑도 아닌, 말 그대로 순수한 도둑이다.
강도가 아니니 흉기를 지녀서는 안 되며 사람을 해쳐도 안 된다. 몸에 지닌 지갑이나 가방에 손을 대는 소매치기 날치기도 아니다. 나는 거기에 있는 그것을 가지고 나오는, 그런 도둑이다.…”
서두에 나오는 주인공 해일의 독백이다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신작 [가시고백]은 고등학교 2학년 해일, 지란, 진오 등 고등학생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본인 스스로 직업이 도둑이라 말하는 해일은 같은 학급의 학우인 ''지란''의 전자수첩을 훔친다. 해일에게는 하나의 물건이지만 도둑맞은 지란에게는 의미가 깊은 물건이다. 새아빠와 부녀관계의 끈을 만드는 첫 번째 고리가 될 물건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지란은 다시 새아빠와 어색하고 힘든 관계가 되고 만다.
해일은 자신은 왜 남과 다를까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우연히 말하게 된 ‘병아리 부화’ 실험을 하면서 아직은 순수함을 잃지 않은 모습이 나타난다.
담임선생님인 ‘용창느님’과의 상담을 통해 사람들은 모두 비슷하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가슴속에 있는 가시를 뽑아내게 된다.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키워가는 과정을 통해서 다른 아이들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시인 고민거리들을 풀어나갈 힘을 얻고 친구간의 우정과 용서를 배워 나간다.
일상적인 고등학생들의 모습 그대로를 들여다보는 듯한 일상 언어들을 보면서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말하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혼한 부모와 함께 살며 원망 속에 살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같이 살지 않고 따로 살게 되면서 서로가 더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각박한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을 지키려 노력하고 순수하고 멋진 우정을 키워가는
세 아이들을 통해서 내 모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에게 박혀있는 가시는 무얼까. 나 스스로에게 고백하고 뽑아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교보문고 천안점
북마스터 남연경 대리
558-3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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