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인문학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 지난 학기에는 천안월봉고에서 한 학기 동안 고1,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문 고전 강좌를 했다. 필자는 또한 솔인문학 포럼이라는 천안?아산 지역 인문 고전 독서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이런 모임이 지속되며 발전하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페이스북에서 만난 ‘고전 200권 읽기’ 그룹의 페친들은 놀라운 인문학적 소양을 보여줄 뿐 아니라 법인을 만들어 고전 읽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여러 도서관에서도 인문 고전 강좌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다.
게다가 필자가 5년째 가장 관심을 갖고 진행하고 있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전 읽기에 함께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도 독서의 바람이 불었던 때가 종종 있었지만 지금의 인문학 바람은 고전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냥 이런 저런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고전을 선별하여 읽어간다는 점에서 예전의 독서 바람과 다르다.
여러 출판사에서 주요한 고전을 선별하여 새로운 시리즈를 출판하는 일도 많아졌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들도 여느 독서회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 아닌 묵직한 고전에 도전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고전을 읽어봐야지 작정하고 고전 독서 모임에 나오는 분들이 많아졌다. 자녀들에게 고전을 읽혀야지 작정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인문 고전들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것들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월봉고 고전 강좌에서 나눈 책들은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모어의 『유토피아』,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로크의 『정부론』,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등이다. 세계 사상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책들이다. 이런 책들을 읽을 수 있으면 정말 제대로 된 사고력 훈련을 하는 것이다.
한편 고전 독서를 위해서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재미있는 소설, 에세이 등과 달리 고전들은 대개 고유의 특정한 사상을 담고 있으며, 대체로 그 내용이 어렵다.
저자가 직접 독자와 대화를 해 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이 저자의 입장에서 독자와 대화를 해 줄 스승이 필요한 것이다. 새 학년, 새 학기에 좋은 스승과 함께 고전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창의성이 바로 여기에서 나올 것이다.
이윤석인문경영연구소
이윤석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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